<특파원시각>사회당총리 알레르기 불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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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日本에서 사회당소속 총리가 탄생하자 韓國내 일부 여론이 상당히 당혹스러워 하는 것 같다.일본의 한반도 정책이 급격히 변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당연히 나옴직한 소리다.서방언론들도마찬가지다.
그러나 그같은 우려야말로 냉전시대적 사고요 사회주의 콤플렉스의 발로일 뿐이다.일본에서 사회당과 총리라는 자리가 갖는 의미를 잘 모르는 데서 나오는 얘기다.
『누가 총리가 되든 별 차이가 없다.현재는 일왕보다도 더 상징적인 존재다.하루씩 돌아가며 총리를 한다 하더라도 관계가 없다』.칼럼니스트 야마자키 고이치(山崎浩一)는 사회당출신의 총리등장에 이같이 시니컬하게 소감을 말했다.
야마자키 뿐만이 아니다.대부분의 일본 사람들은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사회당위원장이 총리로 선출된데 대해 이념적으로 거부감을 느끼거나 불안해 하지 않는다.다만 자민당과 사회당의 기본정책차이와 오랜 기간동안의 대립관계로 인해 정 치적 혼돈이계속되고 부패해소를 위한 정치개혁이 自.社연정으로 중단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만 하고 있을 뿐이다.
냉전체제가 붕괴되고 지난해 선거에서 참패한 사회당은 보다 현실적으로 노선을 수정하기 시작했다.사회당 중앙집행위에서 채택한「93행동강령」은 韓日기본조약과 美日안보체제를 인정하고 대체에너지가 개발될때까지 원자력발전소를 인정한다는등 기 존 노선을 대폭 수정했다.사실 사회당 강령 어디를 봐도 집권하면 기간산업을 국유화한다거나 미일 안보조약을 즉각 폐지한다는 구절은 없다.사회주의를 버린지 오래다.
사실 사회당은 그동안 냉전구조하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친북한정책,조총련과의 깊은 관계등으로 한국과 소원했다.그렇지만 사회당은 재일동포의 인권이나 정신대문제,사할린동포 귀환문제,2차대전에 대한 인식등에서 많은 공헌을 해왔다.사회당은 護憲.비무장.비핵화등 한국으로서는 친북한 정책만 뺀다면 쌍수를 들어 환영할만한 정책을 취해 왔다.
반면 자민당내 親韓派라는 우파인사들은 냉전체제가 붕괴되면서 한국이 中.蘇 완충지대로서의 의미를 상실하게 되자 反韓으로 상당수 돌아서거나 냉담해졌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오히려 경제력을 등에 업은 일본의 군사.정치대국화다.그런면에서 본다면 사회당이 집권한다해서 우리에게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
「자민당은 우군이요 사회당은 적」이라는 고정관념식 편가르기는이제 버리자.6.25전쟁을 일으킨 장본인과도 만나는등 시대가 변하고 있는 것도 세계정세변화라는 大勢의 한 귀결이다.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변화의 물결속에서 스스로 의 진로를 잡아나가는 주역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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