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산소캡슐로 우승-30홈런 잡는다

중앙일보

입력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이승엽(31)이 컨디션 회복을 위해 '산소 캡슐'을 집에 들여놨다.
 
일본 산케이스포츠는 28일자에서 '고뇌하는 대포의 비밀병기'라는 기사를 크게 다뤘다. 이승엽이 산소 캡슐에 들어가 피로를 풀고 컨디션을 관리하며 요미우리의 우승과 30홈런을 노린다는 내용이다.
 
얼마 전 이승엽이 자택에 들여놓은 산소 캡슐은 '베컴 캡슐'이라는 별칭으로 더 잘 알려진 'Phiten O2' 제품. 구입 비용은 450만엔(약 3600만원) 정도다.
 
지난해 왼쪽 무릎 수술을 받은데 이어 올해 왼쪽 어깨·왼손 검지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이승엽은 휴일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왔다. 그러나 산소 캡슐을 사들인 뒤에는 매일 집에서 1시간씩 몸을 눕힌다.
 
이승엽은 "정말 피곤이 가신다. 캡슐에 들어간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컨디션은 상당히 다르다"며 흡족해 했다.
 
산소가 충분히 주입된 덕분인지 이승엽은 시즌 막판 불꽃을 태우고 있다. 지난 7일 한신전에서 일본 진출 후 첫 한 경기 3홈런을 몰아친데 이어, 8일 한신전에서도 백스크린을 향해 135m짜리 대포를 쏘아올렸다. 24·26일 주니치전에서도 아치를 그렸다.
 

이승엽은 순위싸움이 절정으로 치달은 지난 20일간 한신·주니치전에서만 7홈런을 때려냈다. 팀의 센트럴리그 1위가 눈 앞에 왔고, 개인적으로도 남은 2경기에서 홈런 1개만 더하면 3년 연속 30홈런 고지를 정복한다.
 
이를 두고 이승엽에 대해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던 산케이스포츠도 시각을 달리 했다. 그들이 놀라워할 만큼 부상회복을 위한 이승엽의 노력은 간절하다. 일본에서 병원 산소 캡슐을 이용하는 일은 드물지 않다. 그러나 이승엽처럼 자비로 구입해 매일 캡슐에 들어가는 것은 특별한 경우다.
 
이승엽은 "앞으로 2경기가 남아있다. 지금까지 팀에 공헌하지 못한 빚을 갚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산케이스포츠는 '심신을 충전한 아시아의 대포가 남은 2경기에 전력을 다한다'고 전했다.

김식 기자 [seek@je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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