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보고>美 아시아 두뇌들 본국회기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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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아시안「두뇌」들이 아시아로 되돌아 가고 있다.』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지는 2일 한국.대만.싱가포르등 아시아 신흥국들이최근들어 해외 인력 유치를 본격화하면서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활동중인 고급 인력들을 다투어 데려가고 있다고 전했 다.
「두뇌」들이 본국으로 돌아가는「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를 보여준 사례로서 며칠전 웨스트 코스트 대학에서 열렸던 대만계 인력회사의 전문가 구인 세미나를 들수 있다.
대만.싱가포르 및 기타 아시아권 국가들이 수립중인 각분야 인재 초빙 계획들을 소개한 이날 세미나에는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6백여명의 교수.전문가들이 참석,주최측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더욱 놀라웠던 것은 참석자의 65%를 차지했던 非아시안계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아시아 각국 언어와 문화에 익숙한「아시아通」이었다는 점이었다.
아시아 출신 인재들의 고향으로의 역류는 대만계 미대학원 졸업생들이 대만에 되돌아가는 현황에서도 잘 나타난다.
대만의 미국 대표부 문화국장 첸칭리는 91년에 2천8백85명이었던 귀국 학생수가 93년에는 5천4백59명으로 2년사이에 거의 두배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한국인 유학생 출신으로 미국에서 활동중인 이공계 학자들로 구성된 재미과학자 협회의 金효근회장도『과거에 비해 학위를 마치고한국으로 돌아가는 수가 부쩍 늘었다』고 말하고『최근 한국내 주요 기업이나 대학.연구소 등의 인력충원 계획을 알리는 팸플릿을4천여명의 회원 모두에게 배포했다』고 전하고 있다.
미국내 인력을 유치하는데 있어 가장 적극적인 노력을 보이고 있는곳 중의 하나가 한국의 기업들이다.
한국의 삼성과 금성 등과 같은 대기업들은 해외 인력들의 한국유치 외에도 이들을 중심으로 미국내에 연구소를 설립,미국내 고급 인력을 토대로한 자체 기술개발까지 꾀하는등 과거와는 다른 접근 방법을 보이고 있다.
아시안계 고급 인력들의「脫미국 바람」은 본국의 적극적인 흡인정책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이긴 하지만 이들이 미국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도 또다른 요인이되고 있다.
미디어 리서치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쉐리단 다쓰노는 美기업들의경영자 감량 바람과 아시안계 젊은이들의 인맥 부족 등이 미국 기업들로 하여금 아시안계 고급 두뇌들의 중용을 꺼리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결국 본국은「끌고」미국은「밀어내는」아시안계 인재들의 脫미국 행렬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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