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民主 거물의원 公金을 내돈처럼-로스텐코스키 기소 충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의정생활 35년의 美國하원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의원으로 꼽히는 댄 로스텐코스키 前미하원세입위원장(민주)이 31일 17개죄목의 독직혐의로 전격기소됨으로써 미국 정가가 시끄럽다.
그가 빌 클린턴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의료개혁의 의회내 책임자여서 클린턴대통령에게 적지않은 정치적 부담이 되고있다는 점 뿐 아니라 그의 공금유용 수법이 기묘하기 이를데 없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될 경우 1백10년의 징역과 36만5천달러의 벌금에 처해지게 된다.그러나 재판과정에서 밀고 당기기를 통해 4~5년 정도의 실형에 처해질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검찰 기소에 따르면 그가 지난 20년간 불법 유용한 금액은 50만달러를 넘어선다.기소장에서 밝혀진 그의 유용 행각은 유령인을 내세운 월급 착복과 딸 결혼식 사진촬영이나 개인 별장 수리에 공금 지출등 갖가지 방법이 동원됐다.
로스텐코스키의 불법 행각이 시작된 것은 의원이 된지 12년만인 71년.그해부터 그는 자기 소유 보험회사에서 고용한 회계원임금을 92년까지 공금으로 6만1천달러를 지급했다.75년부터는자기 집을 수리하면서 그 돈 역시 공금으로 지 급하는「유령인 고용」수법으로 2년간에 걸쳐 5만3천6백달러를 지출했다.또 의원사무실 청소원 명목으로 직원을 고용했으나 실제로는 2주일에 한번쯤 형식적으로 일하게 하면서 공금으로 월급을 지급하고 뒤로는 그 직원의 아내로 하여금 자신의 사저 청소를 시키는 수법으로 11년동안 9만달러의 공금을 써왔다.
자신이 代父로 돼있는 17세 소년에게 여름 별장의 잔디를 깎게 하고 1천5백달러를 공금에서 준 적도 있고 선거운동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처럼 위장 고용인을 만들어 7년간 5만5천여달러를 빼 써왔다.또 자신의 모금 파티 전용 사진사에 게 딸의 결혼식 사진을 찍게 하는등 사적인 일을 맡기면서 2만달러는 공금에서 지급한 적도 있다.
이밖에 83년부터 3년간 위장 고용인을 둬 4만8천4백달러를지급한 것처럼 꾸민 뒤 실제로는 그 돈을 자신의 딸에게 건넸으며 91년에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팔걸이 의자 60개(2만2천7백달러),수정 조각물 60개(1만2천달러), 도자기 2백50개(5천달러)등의 물품을 공금으로 구입해 사적으로 선물했는가하면 시카고에 있는 포드 자동차 중개상에서 고급 승용차를 장기임대,私用으로 써오며 비용 7만3천달러를 공금에서 부담케하기도했다. 검찰 조사 결과 그는 이같은 공금횡령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유령 직원들에 대한 임금 지급 내용을 자신이 직접 관리해왔으며 회계사도 2년에 한번씩 교체토록 돼있는 규정을 무시,10년째 같은 사람에게 장부 처리를 맡겨온 것으로 드 러났다. [워싱턴=金容日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