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신문 우리집 사랑의 메아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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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고모,구혼장 날아들다.할아버지는 고모 소환 조사할 방침.화제의 인물은 ○○○씨」.언뜻 정체(?)를 알기 어려운 위의 내용은 똘배네 가족이 발행하는 가족신문의 1면 머리기사 제목.
「우리 고모부 될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가족신문을 돌려보며본격적으로 심사에 들어갔다는 똘배네 가족은 몇달뒤 고모 결혼식소식을 다시 특종기사로 가족신문에 실었다.
5월 가정의 달에 일어난 패륜아 부모 살해사건으로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자문하게 되는 요즘.가족간「사랑의 고리」역할을 할수 있는 가족신문 제작의 노하우를 알려주는 두권의 책이 나와 눈길을 끈다.『우리집 가족신문』(도서출판 그 린비.1백92쪽),『우리집에서도 신문이 나와요』(여성사.2백86쪽)란 제목의 책들이 바로 그것.『우리집…』은 전직 기자이자 한 가정의가장으로 가족신문을 만들어온 宋京鎬씨가 저자.이에 비해『우리집에서도…』는「어린이 도서연구회」회장으 로 가족신문 만들기 강의를 해온 주부 郭貞蘭씨가 체험을 살려 썼다.
두 책 모두 가족신문의 의미와 가족신문 만들기의 구체적인 예들,현재 발행된 여러종류의 가족신문을 소개하고 있는데 앞의 책이 가족신문의 의미 등「숲」을 강조했다면 뒤의 책은 실제 예를많이 들어「나무」에 치중한 특징을 갖고 있다.
가족신문이 주는 첫째 의미는 가족신문을 만들며 가족간 대화의장을 열수 있다는 점.郭씨는「편집회의가 곧 가족회의」라며 이를통해 가족화합을 다지고 가족문화를 가꾸어 갈수 있다고 말한다.
또 宋씨는 생생한 기록의 家族史를 남김으로써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글쓰기 교육도 될수 있다고 덧붙인다.
실제 가족신문을 만들려 할때 가장 어려운 점은 우리 가족이 과연 신문을 만들수 있을까 하는 일종의 두려움.宋씨는 이 책 집필동기가 바로 이런 고정관념을 깨기위한 것이었다며 일정한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각 가족의 개성을 맘껏 발휘하 는게 좋다고설명한다.
또 많은 가정이 아버지의 참여문제로 애를 태우는 경우가 있으나 이 때는 좋은 문장을 베껴쓰는 작업만이라도 담당케 하는 등반드시 아버지를 참여시키는게 중요하다고 郭씨는 강조한다.
신문은 스케치북 두 세장을 반으로 접은뒤 겉표지엔 가족신문의제목과 온가족이 함께한 가족사진등을 붙이고 아빠마당.엄마마당.
아이들마당을 한두 페이지씩 만든다.
각각의 마당엔 말로 표현하기 쑥스러운 애정표현이나 관심,교훈적인 이야기 등을 싣는다.
또 가족 모둠일기나 어린이의 그림.독후감.영화감상문.아이들이취재기자로 직접 나선 인터뷰기사 등 다양한 내용을 담아도 좋다.나머지 페이지엔 가족 대소사를 알리는 알림마당.시사해설 등을싣는 배움마당 등을 만들면 좋다.郭씨는 특히 동네소식이나 친지들의 근황,아이들 학교 소식등도 함께 실으면 이웃과 단절되기 쉬운 현대 핵가족의 문제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신문은 가까운 친척이나 이웃.친구 등 몇 가정이 함께 만들어도 좋으며 아이가 없는 신혼부부의 경우「신혼신문」,결혼을 앞둔신랑신부는「결혼신문」을 만들어보면 평생 소중한 사랑의 기록으로간직할 수 있다고 이들은 말한다.
〈文敬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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