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모아닌 실력평가 원해요-민우회,J여상 朴모양 글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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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 ○…… ○…… ○…… ○…… ○…… ○…… ○…… ○…… ○…… ○…… 지난 25일 한국민우회등 재야 여성단체 대표 33명이 국내 유수 은행및 기업의 대표를 용모위주 채용관행과 관련하여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집단 고발한 사건은 각계의관심을 모으고 있다.이와 관련하여 고발인들은 늘씬한 몸매와 예쁜 얼굴을 요구하는 기업들의 인사관행에 대비(?),처절할 정도로 노력하는 여고생들의 모습을 그린 J여상 3학년 朴모양의 글을 공개했다.이를 요약 소개한다.
……○ ……○ ……○ ……○ ……○ ……○ ……○ ……○ ……○ ……○ ……○ 인문계 친구들의 고3병이 사회문제가 될만큼심각하지만 상업계 학생들인 우리는 또 다른 면에서 열병을 앓고있다.전교 1,2등 하던 친구가 제일 처음 취업원서를 쓸때 우리 모두는 부러움과 함께 축하의 말을 보냈다.그러나 『가슴이 왜 그렇게 절벽이냐』는 담당선생님의 타박에 그 친구와 함께 우리는 울 수밖에 없었다.
입학때부터 우리는 늘씬하고 예쁘지 않으면 취직이 안된다는 말을 누누이 들어왔기 때문에 매일 아침 당연히 우유를 마셨다.혹시나 키가 클까 해서다.이런 친구들의 이름을 나열하는것은 의미가 없다.너무 많으니까.키크는 호르몬 주사와 수지 침 등도 심각하게 고려해 봤지만 이도 포기했다.이미 성장이 멈췄다는 사형선고라도 받으면 어떡하나 해서였다.
2학년때 상업부기 선생님께서는 어떤 책에서「키크는 체조」를 복사해 각반에 나눠줬고,많은 친구들이 실천에 옮겼다.키뿐 아니다.조금 통통한 친구들은(내 주변에 뚱뚱한 친구들은 없다)다이어트를 위해 무척 노력한다.
3년내내 반장을 한 영심이는 2학년때 매일 사과반쪽으로 점심을 대신했다.방학중에는 에어로빅도 배웠다고 한다.수영이는 겨울방학 중에 쌍꺼풀 수술을 하려 했는데 대기중인 여학생들이 너무많아 못했다고 한다.나도 고3이 된뒤 처음으로 오이 마사지란걸하고있다.요즘엔 학생신분이지만 휴일이면 4~5㎝되는 하이힐을 신는다.그렇게 하면 다리가 날씬해 진다고 해서다.
1백60㎝ 원하는 키에 미달되면 접수조차 않겠다는 조건은 우리들을 절망케한다.
우리는 바란다.두 세군데의 학원을 다니며 피곤에 지쳐 잠들었던 수많은 나날들 위에 쌓은 우리의 실력,우리의 노력으로 얻을수 있는 능력으로 우리를 평가해 주기를.비록 고졸 여학생이지만우리가 꿈꾸는 직장여성은 「사무실의 꽃」이 아 니다.
우리는 남보다 앞서 사회에 진출하는 자부심으로 사회의 일꾼이되고 싶은 것이다.
〈文敬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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