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입구 동학사 온천개발 제자리 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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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지난 91년 국립공원 계룡산입구에서 첫삽을 뜬 동학사 온천개발이 7만여평의 야산만 훼손한 채 3년 넘게 제자리 걸음 하고있다. 유성을 빠져나와 계룡산 동학사쪽으로 가다보면 진입로 입구인 충남공주군반포면학봉리 산을 깎아 조성한 황량한「들판」이 시야에 들어온다.유성온천과 8㎞거리에 있는데다 명산 계룡산 산자락에 고즈넉이 자리잡은 문제의 온천개발지구.
이 지역은 85년 李정규씨등 민간인 2명이 온천을 발견하면서투기붐과 함께 개발열기에 휩싸인 곳이다.
정부가 이곳 온천에 대한 성분검사(알칼리성 중탄산나트륨 섭씨32~35도,부존량 8백50만t)를 거쳐 온천지구로 지정하자 91년4월 1백50여명의 지주들은「동학사 제2집단 시설지구 개발사업조합」(조합장 金容鎬)을 구성,온천개발에 들어 갔다.
조합측이 지난해 8월 대전엑스포 개막이전에 7만2천여평의 부지에다 관광호텔.여관.온천장.스포츠센터등을 세우려 했으나 이같은 장미빛 계획은 급기야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87년당시 민간자본 2천4백여억원과 국고 23억원의 개발자금확보에 나서는 한편 우선 급한대로 은행융자 1백30억원을 끌어다 각종 시설물이 들어갈 기반조성사업만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조합측이 개발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내놓은 체비지 7천여평이 때마침 불어닥친 부동산경기침체로 묶인데다 지난해에는 가뜩이나 금융실명제까지 전격 실시되면서 땅매입을 타진해오던 국내유수의 7~8개 대기업들이 땅구입을 포기,개발은 중단되고 말았다.92년 시가로 평당 3백만원짜리 땅을 단 한평도 팔지못한 조합측은 현재 기반조성 공사만 해 놓은채 자금부족으로 각종 편의시설공사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정부.대기업의 도움만 바라고있는 상태다.
조합측은 계룡산의 경관을 볼썽사납게 해치고 있는 이 지역을 마냥 방치할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최근 청와대등 관계요로에 개발을 지원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하는등 대책을 호소하고있다. 한편 이에대해 충남도 관계자도『이 지역은 국립공원내여서도차원에서는 지원에 한계가 있다』며『정부차원의 지원으로 하루빨리 온천개발이 이뤄져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公州=崔俊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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