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홍콩 도박 자본 마카오서 '카지노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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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세계적인 도박 도시 마카오에서 미국과 홍콩의 도박 자본이 사활을 건 한판 대결을 벌이고 있다. 국제 레저.카지노, 그리고 컨벤션 산업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총력전이다.

홍콩에 본부를 둔 갤럭시 엔터테인먼트 그룹은 앞으로 수년에 걸쳐 마카오에 모두 30억 달러를 투자해 '갤럭시 월드 리조트'라는 대규모 종합 레저단지를 조성하겠다고 17일 발표했다.

여기에는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인 카지노 시설이 포함됐다. 이 그룹의 투자 발표는 지난달 미국의 라스베이거스 샌즈 그룹이 현재 세계 최대 카지노 호텔인 베네시안을 마카오에 개장한 지 한 달도 안 돼 나왔다. 레저단지 건설 장소는 마카오 남부 코타이 섬 매립 지역으로, 베네시안 호텔 바로 옆이다. 정면 대결을 불사하겠다며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갤럭시사의 프랜시스 류 유 퉁 부회장은 "현재 마카오의 도박.레저.전시산업 시장은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어 지속적으로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며 "이곳에 투자하는 것은 세계시장을 선점하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갤럭시 월드 리조트는 도박.레저.전시행사를 한곳에서 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베네시안과 비슷하다. 건물 전체 면적은 44만㎡로 베네시안(98만㎡)의 절반에 약간 못 미친다. 그러나 이곳에는 앞으로 4단계에 걸쳐 총 8500실 규모의 12개 카지노 호텔과 아파트, 6만7000㎡ 규모의 컨벤션센터와 회의실, 13만㎡에 이르는 쇼핑 공간이 줄줄이 들어선다. 베네시안이 자랑하는 10만8000㎡의 컨벤션센터와 회의실, 쇼핑시설의 구조를 그대로 따랐다. 특히 카지노 시설은 면적만 6만5000㎡로 계획대로 완공될 경우 베네시안 호텔의 카지노장(5만1000㎡)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단일 업장이 된다.

갤럭시의 니겔 모리슨 최고재무관리자(CFO)는 현재 재원 마련을 위해 투자를 원하는 여러 다국적 은행과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며 "곧 최종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는 마카오 카지노 사업 활황으로 올 6월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5% 늘어난 8억1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샌즈 그룹 측도 갤럭시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130억 달러를 투자해 베네시안 주변에 13개의 호텔과 28만㎡ 면적의 쇼핑시설을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들 호텔이 완공될 경우 샌즈 그룹이 보유한 마카오 호텔 객실 수는 베네시안의 3000개와 함께 모두 2만3000개로 늘어난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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