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안나오면 땅을 판다-디스커버誌 과학자들 奇癖소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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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趙治勳 9단은 장고에 들어가면 성냥개비를 부러뜨리는 습관을 갖고 있다.사람들은 난관에 부닥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할때 이같은 기이한(?)행동을 보인다.
과학자들도 예외는 아니다.아무리 생각해도 문제가 풀리지 않을때 여행이나 운동.음악감상등을 통해 심기일전하는 평범한 과학자들도 있지만 몹시 기괴한 습관을 가진 과학자들도 있다.미국의 과학월간지『디스커버』최신호는 이런 이상한 「아이디 어 짜내는 방법」을 사용하는 과학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슈퍼컴퓨터 「크레이」를 설계한 시머 크레이 박사(크레이 리서치社)는 생각이 막히면 무턱대고 밖으로 나가 땅을 판다.이같은크레이박사의 버릇은 그의 집에서 근처 호숫가에 이르는 높이 2.4m,폭 1.2m의 터널을 만들어 놓았다.그는『내 가 삽질을하는 동안 숲속의 난쟁이들이 집안에 몰래 들어와 문제를 풀어 놓는다』고 말한다.서양의 서커스에는 양손으로 대여섯개의 공을 던지고 받는 「저글링」이라는 순서가 빠지지 않는다.미국저글링협회장을 지낸 미국수학회장 론 그레이엄 교수(럿거스大 수학과)도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이 저글링을 즐긴다.그는 또 가끔씩 한손으로 물구나무를 서기도 한다.그레이엄 교수는 『머리가 아래쪽을향하고 있을 때 아이디어가 가장 잘 떠오른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과학자중에도 이런 사람들이 있다.西江大 물리학과 李信斗교수는 무협지의 열렬한 팬이다.李교수는 『내가 읽은 무협지가 수천권은 될 것』이라며『모든 것을 잊고 무협지에 빠져들었다가 다시 일을 시작하면 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했다.
우리나라 과학자들중에는 기이한 습관을 가진 사람이 외국보다는적다.우리의 과학자층이 외국만큼 두텁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일이 잘 되지 않을 때 술로해결하려는 문화때문에 독특한 개성을 보이는 사람이 적을 것』이라는 따끔한 지 적도 있다.
〈權赫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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