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 시스틴성당 벽.천정畵 복원작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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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만13년에 걸친 로마 시스틴성당 벽화 및 천정화 복원작업이 완료돼 지난달 11일부터 일반공개에 들어갔다.미켈란젤로가 혼신의 힘을 다해 그린 『천지창조』『최후의 심판』등 불후의 걸작이4백50년 역사의 묵은 때를 털어내고 원래 색채 와 구도로 사람들 앞에 다시 선 것이다.本紙는 복원작업의 비용과 기록을 담당한 日本텔레비전(NTV)으로부터 사진을 긴급 입수,미켈란젤로의 복원된 걸작을 紙上 소개한다.
〈본지 4월15일자 13面 참조〉 미켈란젤로는 시스틴성당 안에 천정화와 祭壇壁畵 두가지 그림을 그렸다.먼저 그린 것은 천정화.1508년부터 1512년까지 그는 弓形 천장 구석구석을 聖書에 나오는 갖가지 인물과 이야기로 채워 넣었다.그중 천장 중앙을 가로지르는 9편 의 그림이 『천지창조』로 잘 알려진 大作.『아담의 창조』『해와 달의 창조』『原罪』『노아의 방주』등 「창세기」에 나오는 일화를 화필로 구현했다.그가 성당 중앙벽면제단 위에 『최후의 심판』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천정화가 완성된후 24 년만인 1536년.나이 예순을 넘겨서였다.미켈란젤로는 석고를 바르고 그 위에 그림을 그렸다.이렇게 그린 프레스코화에 낀 먼지층을 제거하기 위해 복원전문가들은 탄산암모니아에 소듐을 섞어만든 특수 洗淨液을 사용했다.89년말 천정화 복원 이 먼저 끝났고,제단벽화의 복원이 지난달 끝남으로써 81년부터시작된 13년 대장정이 막을 내렸다.밝은 느낌의 청색이 많이 사용된 『최후의 심판』복원은 특히 어려운 작업이었다.미켈란젤로는 신비의 청색을 내기 위해 이탈리아産 貴石인 라피스라주리를 곱게 빻아 배경이 되는 화폭에 발랐다.복원자들은 세정액 사용에도 불구하고 투명한 느낌의 청색을 재현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전체적으로 어둡고 우중충하던 분위기가 밝고 경쾌한 원래 색조로 되돌아갔다.
미켈란젤로는 『최후의 심판』을 그리면서 모든 인물을 나체로 그렸다.또 자기자신을 포함해 단테,루터,심지어 자기 친구까지 실존 인물들의 얼굴을 곳곳에 그려넣었다.그러나 그림이 완성된 후 불경스러움에 격노한 교황 바오로4세는 종교회의 를 열어 미켈란젤로의 제자인 다니엘레 다 볼테라로 하여금 이른바「腰布」를허리둘레에 그려넣어 나체의 은밀한 부분을 가리도록 지시했다.이렇게 시작된『최후의 심판』변조 역사는 교황이 바뀔 때마다 계속돼 변조된 부분이 무려 40군데나 됐 다.그러나 이번 복원에서교황청은 17세기 이후에 변조된 부분 17곳은 원래대로 되돌리기로 결정했다.이에따라 그림 하단에 있는 지옥의 사자 미노스는허리를 둘러맨 요포를 벗고 원래의 자랑스런(?)상징을 되찾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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