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훔친 자전거거래 성행-2년간 4臺 잃어버린 학생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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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최근 도시 국민학교 고학년과 중학생들 사이에 훔친 자전거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고가 자전거가 보급되면서 일부 청소년들이 자전거를 전문적으로훔쳐 학교주변에서 공공연히 팔고있으나 자전거 절도는 대부분 경찰에 신고조차 되지않는데다 매매 역시 학교.부모 몰래 은밀히 이뤄져 적절한 지도가 없는 상태에서 비행이 확산 되고 있다.
서울 N국교 6년 全모군(12)은『2년동안 자전거를 4대나 잃어버렸다』며『친구들 중에는 훔친 자전거를 헐값에 사는 경우가많다』고 말했다.
11일 서울 송파구거여동의 B중학교 2학년 한 학급을 대상으로 본사가 표본 설문조사를 한 결과 51명의 학생중 자전거를 갖고있는 학생은 15명에 불과했지만 자전거를 잃어버린 경험이 있다는 학생은 22명이었다.
서울 S중1년 崔모군(14)은『보통 한반에 3~5명 정도는 전문적으로 자전거를 훔쳐오는 친구들이 있다』며『지난해 K국민학교에 다닐때는 6학년 한반 남학생 24명 전부가 훔친 자전거를산 경험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학생들에 따르면 가장 많이 도난당하는 자전거는 엠티비라는 산악자전거.시중 판매가격이 보통 15만원에서 30만원까지 다양하지만 학생들사이의 거래 가격은 5천~5만원 정도다.
최근 도난자전거를 산 李모군(13.B중학교1년)은『훔친 자전거는 보통 1만~2만원선에서 많이 거래되지만 사겠다는 친구들이많으면 경쟁이 붙어 5천원정도 가격이 올라가기도 하고 훔쳐 온자전거 대수가 많으면 반대로 가격이 떨어진다』 고 말했다.
또 어떤 학생은 선금을 받은 뒤 자전거를 훔쳐와 건네주고 나머지 잔금을 받거나 기어가 많이 달린 고급자전거는 5만원대에 할부판매까지 이루어진다는 학생들의 증언이다.
S중 1년 Y군은『친구들과 자전거점포.학교주변.주택가 등에서자전거를 훔쳐본 적이 있다』며『친구들과 가위 바위 보를 해 진사람이 나머지가 망을 보는 동안 훔쳐낸다』고 말했다.
〈金鴻均.申奉.金俊賢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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