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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사기에 제구실 못하는 콜렉트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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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며칠 전 아침에 우리 아이가 등교한 뒤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콜렉트콜이라며 목소리를 확인하라는 코멘트에 이어 어린 여자 아이의 “전화 끊지 마”하는 소리가 들렸고, 다시 통화를 계속하려면 1분당 얼마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순간 사기 전화라는 생각이 들어 전화를 끊어 버렸다. 콜렉트콜로 통화를 유도한 뒤 통화료를 가로채는 사기에 대해 들었던 기억이 났던 것이다.

 그런데 막상 전화를 끊고 나니 아이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혹시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가’ 싶어 곧바로 학교에 전화해 보니, 아이는 계속 교실에 있었고 집에 전화도 하지 않았다고 해 안심할 수 있었다. 그 전화가 사기 전화였는지, 장난 전화였는지, 아니면 잘못 온 전화였는지는 모르겠으나 다 함께 콜렉트콜에 대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콜렉트콜은 대부분 급한 상황에서 쓰게 마련인데 아이들이 재미 삼아 하는 경우도 있고, 장난을 치거나 사람들을 속이고 사기 치는 데도 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면 정작 정말 급해서 한 콜렉트콜이 장난이나 사기 전화로 의심받아 제때 연결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가정과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꼭 필요한 경우에만 콜렉트콜을 이용하고, 재미 삼아 장난으로 콜렉트콜을 하지 않도록 주의시켜야 할 것이다. 또 부모와 아이 간에 암호 같은 것을 정해 바로 우리 아이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통신회사에서도 무분별하게 콜렉트콜을 부추기는 광고나 홍보는 자제해 줬으면 좋겠다.

콜렉트콜이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모두의 주의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송은민 경기도 수원시 영통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