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댄스 관람한 교황 탄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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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고되 보이지만 아주 창조적인 춤이다. 그대들의 노고를 축복하노라."

교황 요한 바오로(83) 2세가 지난 24일 교황청을 방문한 브레이크 댄스단의 묘기를 관람하며 탄성을 연발했다고 AP통신이 26일 보도했다. 댄서들은 교황청사의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머리를 대고 몸을 거꾸로 세운 뒤 전신을 빙빙 돌리는가 하면 한손을 바닥에 짚고 양다리를 공중에 휘날리는 등 화려한 춤솜씨를 선보였다.

교황은 댄서들이 춤을 마치고 인사할 때마다 손을 들어 화답했다. 또 공연이 끝나자 "그대들의 재능은 신이 주신 선물인 만큼 그것을 잘 발전시켜나갈 의무가 있다"며 "미(美)와 선(善)에 충실한 삶을 살라"고 격려했다.

이날 공연은 교황의 모국인 폴란드의 한 문화단체 소속 브레이크댄스단이 "교황 앞에서 춤을 추고 싶다"고 요청해온 것을 교황이 흔쾌히 받아들여 이뤄졌다. 이 단체는 평소 불우 청소년 돕기에 앞장서온 것으로 알려졌다.

예술에 대한 교황의 관심과 애착은 잘 알려져있다. 10대 시절 학교 연극반에서 배우로 활동한 교황은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며 시인의 꿈을 꾸기도했다. 즉위 20주년이 되던 1999년에는 교황으로선 처음으로 음반'Abba Pater'를 취입해 화제를 모았고 지난해 취임 25주년을 맞아선 명상시집 '내 안에 그대 안식처 있으니:로마에서 온 세 폭의 성화'를 출간, 유럽 전역에서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기도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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