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일가족 참극, 가족 살해후 자살…5명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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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중앙
이혼 수속중이던 30대 한인 부부 등 일가족 5명이 캐나다 빅토리아 오크 베이 지역의 한 고급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밴쿠버 아일랜드 검시소에 따르면 4일 오전 9시쯤 오크베이 지역 310 킹 조지 테라스의 한 주택에서 남녀 각각 2명씩 성인 4명과 6살된 남자 아이 등 일가족 5명이 사망했다. 검시소의 로즈 스탠튼은 "수사관들과 함께 사건 현장을 조사한 결과 집안 곳곳에 방화를 시도한 흔적과 가연성 물질이 발견됐다"며 "이번 사건을 살해.자살 사건으로 보고있다"고 밝혔다.

오크베이 경찰국과 공동으로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새니치 경찰국은 이번 사건이 '살해 후 자살'한 사건으로 숨진 5명 가운데 한 명이 용의자라고 밝혔다. 최초 신고전화가 오크베이 경찰국에 접수된 것은 이날 오전 3시 6분쯤.

새니치 경찰국의 존 프라이스 서전트는 "신고 접수 당시 곤경에 빠진 듯한 목소리의 주인공이 911로 도움을 요청해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집안에서 2명의 시신이 먼저 발견되자 용의자가 아직 집안에 있을 것으로 보고 인근 지역 6가구를 대피시켰다. 이후 빅토리아 지역 응급 상황 지원팀인 'GVERT'이 추가로 현장에 배치됐으며 오전 8시쯤 주택의 유리창과 문을 부수고 진입을 시도 나머지 3명의 시신을 추가로 발견했다. 한편 이번 사건이 발생한 주택은 이현준-박영선씨 부부 소유로 8일전 매물 리스트에 오른 2층짜리 방 5개를 갖춘 100만 달러를 호가하는 고급주택이다.

주택에는 이씨 부부와 6살난 아들 크리스천이 함께 살았으며 최근 이씨 또는 박씨의 부모가 한국에서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이들이 모두 숨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에서 태어난 주방장 출신의 이씨는 지난 2004년 5월20일 빅토리아에서 한식당 '구루 바 앤 그릴(Guru Bar and Grill)'을 개점해 운영해왔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지난 3일자로 이씨 부부중 한명이 이혼 소장을 접수한 상태며 이후 집 소유권을 놓고 다퉈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씨는 지난달 31일 난폭운전 도중 일부러 전신주를 들이받아 부인 박씨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로 체포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USA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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