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치자가 인민정서까지 지배-통일원 김경웅씨논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통일과 관련된 논의에서는 으레 북한사회의 이질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과제가 늘 중시된다.북한사회의 단면을 이해하려면 정치.문화.교육의 실상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통일원의 부총리 비서실장 金京雄씨가 박사논문 「북한의 정치사회화」에서 이 문제를 다뤄 관심을 끈다.논문요지를 소개한다. 北韓의 정치체제는 사회주의체제에 전통적 지배구조를 접합하는선에서 형성돼 유교 정치문화가 공산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했고 세습문제 해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도 않았다.
金日成은 통치의 정통성.효율성을 창출하면서 전통관리를 소홀히하지 않았고 외부세계와 차단된채 집권자 교체를 경험하지 못한 주민들의 특성을 활용했다.결국 북한의 정치문화는 전통적 권위주의와 민족주의 성향,그리고 이념적 교조주의를 띠 게 됐다.
북한은 통치자가 인민의 정치생활에만 간여하는게 아니라 물질.
문화생활,나아가 정신세계까지 지배하는,유례를 찾기 어려운 사회다.개인.집단을 가릴 것없이「主體文化」의 틀속에 용해되는 神政국가이기도 하다.
어릴 때부터 정치사상교양 프로그램에 따라 교육받고 일상적인 再社會化과정을 겪는다.정치사상교양은 어릴수록 효과적이라는 방침에 따라 유치원 시절인 5세때부터「김일성원수 어린시절 이야기」「공산주의 도덕」을 가르친다.93년에 제정된「어린 이 보육교양법」은「수령과 당의 혁명전통에 대한 교양강화」를 주과제로 삼고있다. 이에 따라 북한주민들은 臣民型의 人性과 획일화된 인간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이같은 과정은 북한의「인간개조이론」에 의해 합리화된다.인간개조에선 사상개조가 가장 중시되고 ▲주체사상▲당정책 ▲혁명전통 ▲공산주의등 네 범주의 교양사업이 실시된다. 그러나 북한의 정치사회화는 인간정서마저 國有化하고 감정도 획일적으로 연출함으로써 그 자체에 한계를 갖고 있다.
〈정리=兪英九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