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덕 바우만 같은 기적'을 위해 이휘재도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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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수이식이 시급한 백혈병 환자 이지혜(23, 미국이름 소냐)양을 위해 개그맨 이휘재씨도 나섰다. 하지만 지혜양은 골수기증자를 찾기도 전에 항암치료 후유증으로 패혈증에 걸리면서 혈소판과 백혈구까지 부족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재미교포 2세로 명문 프린스턴대를 졸업하고 한국의 한 로펌(법률사무소)에서 인턴활동을 했던 지혜양은 6월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아 여의도성모병원에서 투병해왔다. 지혜양은 백혈병이 재발하기 쉬운 고위험군이라 다른 사람으로부터 골수(조혈모세포)를 받아 이식하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이다. 그러나 국내외 골수은행에는 지혜양과 유전자형이 맞는 골수가 없어 기증자를 애타게 찾고 있었다.

이 같은 사연은 중앙일보 23일자 13면에 '성덕 바우만 같은 기적 바랄 뿐이죠'라는 제목의 기사로 소개됐다. 기사가 나간 뒤 지혜양을 돕고 싶다는 손길이 잇따랐다. LA에 사는 재미교포라고 밝힌 한 남성 독자는 미국에서라도 조직적합성 검사를 받아 골수를 기증하고 싶다고 기자에게 연락해왔고, 국내 기독교 단체들도 지혜양의 가족에게 골수기증 캠페인을 벌여보겠다고 알려왔다.

특히 생면부지인 개그맨 이휘재씨도 지혜양을 돕겠다고 나서 가족들에게 힘이 되고 있다. 이씨는 30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연예인 야구단 활동을 하면서 친하게 된 재미교포 선배로부터 2~3주 전 지혜양의 얘길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혜양 면회시간과 내 스케줄이 맞지 않아 얼굴도 본 적이 없지만 작은 도움이라도 될까 싶어 만나는 사람마다 이야기하고 있다"며 "아직 별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할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혜양의 친척인 이형준씨는 "이휘재씨가 소속사 직원과 동료연예인 등에게 권유해준 덕분에 오늘만 해도 서너 분이 대방동 헌혈원에서 혈소판 기증 검사를 받는다고 들었다"며 고마워했다.

지혜양은 패혈증 때문에 29일부터 고열에 시달리며 탈진상태다. 무엇보다 혈소판과 백혈구 모두 매우 부족하다. 이형준씨는 "병원에서 백혈구의 경우 10명 분은 더 필요하다고 한다"며 "혈소판만 해도 검사가 간단한 편이지만 백혈구는 검사를 포함해 3회 정도 병원을 직접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친지들에게 도움을 청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지혜양은 31일 새벽 결국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인의 쾌유를 기원해주셨던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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