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수 고갈.자연훼손-생수시판 허용 문제점과 대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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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정부의 생수(광천수)시판 허용조치로 食水시장에 한바탕 회오리바람이 일고있다.과거에 없앴던「생수 사업부」를 부활시켜 시장에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는 업체가 많아지고 그동안 기회만 엿보던외국 업체들까지 국내시장 조사에 나서고 있다 .
음으로 양으로 생수 시판을 해왔던 기존 업체들은 자신들의 입지를 더욱 넓히기 위해 공장을 증설하거나 유통망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정부 발표이후 지금까지 공식 또는 비공식적으로 생수 시장에 참여할 뜻을 내비친 업체는 10여개사에 이르고 있다.
이들은 크게 식음료업계.주류업계.제약업계등 3개 업종으로 나눌 수 있다.
식음료업계에선 롯데칠성.제일제당.해태음료.삼양식품.두산음료.
크라운제과등이 생수시장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자체 유통망이 확보돼 있는 이들 회사는 언제라도 시장에나설수 있는 채비를 갖추고 있는데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생수 프로젝트팀을 부활시킬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또 제약회사들은 제약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든 시점에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터라 이번 정부의 생수시판 허용조치를 크게 환영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일본측과 합작투자한 동아오츠카를 통해 타당성 조사를 시작했으며 종근당.유한양행등 대형 제약회사들도 시장 참여를검토하고 있다.
조선맥주.보해소주등 주류업계는 지하수 개발능력이나 수질관리,그리고 광범위한 유통망등의 측면에서 기존 업체들에는 최대 경계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그러나 이들과 달리 생수 시판 허용에 오히려 울상을 짓는 업계도 있다.
정수기 업계는 이제 생수 업계와 일전을 불사해야 한다는 위기감에 싸여 있다.
연간 1천억원 규모의 시장에서 서로 경쟁해온 70여개 정수기업체들은 생수 시판과 함께 생수업체와도 경쟁을 벌여야 해 군소업체의 도산까지 우려하는 상태다.
공식적인 집계로 볼 때 생수 시장규모는 지난해 3백36억원.
하지만 업계에선 무허가 업체들의 판매까지 감안해 8백억~1천억원은 족히 될 것으로 보고있다.
이번 조치로 생수시장이 크게 활성화할 것은 분명하지만 과연 얼마나 생수시장이 늘어날 것이냐는 점에서는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광천수음료협회의 權泰鳳사무국장은『80년대 초반 1백%이상씩 성장하던 시장규모가 90년이후 20~30%로 성장률이 둔화됐다』며『대리점을 통한 대형소비는 어느 정도 수요가 차 있어 늘어날 여지가 많지않다』고 밝혔다.
다만 가정용으로 판매되는 0.8ℓ나 0.9ℓ짜리 소형제품은 핵가족화 등으로 소비가 다소 늘어날 전망이다.
생수시판가격과 관련,정부는 생수 시판의 허용과 함께 앞으로 값이 내릴 것으로 보고 있지만 업계에선 고개를 젓는 사람이 적지않다. 업계 관계자들은『현재 생수 가격중 제조원가가 20%인데 반해 운반비와 포장비가 40%에 달하고 대리점 마진이 40%를 차지하고 있어 값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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