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교장성토 봇물 상문고 동문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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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교련시간이나 체육시간에 반 전체가 尙씨 종묘를 벌초하는데 동원됐습니다.우리가 尙씨 집안 자손입니까.』 17일 오후6시 延世大 상경대 525호 강의실.在延世大 尙文高 비상동문모임에 참석한 2백여명의 尙文졸업생들은 한결같이 그들이 고교시절 겪었던 비교육적 행태에 대해 분개했다.
동문재학생들은『주번을 맡으면 수업준비와 교실청소등은 뒤로 미룬채 尙椿植교장의 승용차를 세차하고 왁스칠까지 했다』며 학생들을 尙교장 개인의 일에 동원한 경우가 비일비재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尙교장의 차가 지나가면 선생님과 학생들 은 제자리에서 경례를 했으며 졸업생이 학교를 출입할 경우에도 수위실에서 블랙리스트 확인을 받아야 하는 철저한 통제와 강압적 분위기를 느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학교측은 89년 李모교사의 사표수리사건으로 동문들이 항의방문했을때 사진을 찍어 블랙리스트에 올렸으며 리스트에 적힌이들에게 생활기록부.학적부등을 발급해 주지않아 유학.군입대등에많은 제약을 받아야 했다.
이들은『오죽하면 모교의 부조리에 대해 폭로하겠습니까.단지 우리 후배들이 이러한 비교육적 환경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일념만이 간절합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학생들은 성명을 통해『지금까지 밝혀진 尙씨의 비리는「빙산의 일각」일 뿐이고 재단과 교장의 전횡으로 동문과 학부모.교사 전체가 돌이킬수 없는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입었다』며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모교가 여론의 비난속에 그 치부가 속속 드러난 마당에 성명서까지 발표해가며 교장을 성토할 수밖에 없는 졸업생들의 분노에 가득찬 표정에서 교육비리가 학생들을 얼마나 황폐화시키는지 절감할 수 있었다.
〈崔相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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