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정의 해 10개 모델가정 사례발표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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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오늘날 한국의 좋은 가정은 어떤 모습이며,또 행복한 가정생활은 어떻게 꾸려 나가는 것일까.
늘어만 가는 이혼.청소년 비행.소외된 노년층 등 휘청거리는 오늘날 한국 가정의 변모하는 추세속에서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가정들의 얘기를 들려주는 행사가 열려 관심을 모은다.
한국인간교육원(회장 柳達永)은 21일 오후5시 출판문화회관 강당에서 유엔이 정한「세계 가정의 해」를 맞아 새로운 한국가정의 모델을 제시하는「제1회 행복한 가정 사례발표회」를 연다.이날 행사에서는 한국의 좋은 가정으로 선정된 10가 정이 살아가는 얘기를 통해 행복한 가정 만들기의 비결(?)이 소개된다.
이번에 선정된 좋은 가정들의 공통된 특징은 가정의 행복을 만들기 위해 제각기 개성있는 프로그램으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점.즉 행복한 가정은 그냥 주어지는게 아니라 가족간의 보이지 않는 노력속에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수 있다.또 선정된 가족 대부분이 중류층으로 기본적인 경제력은 가정의 행복에 필수요건이지만 반드시 물질적 풍요로움이 행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평범한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매주 20분씩 가족회의를 함으로써 가족간 대화의 장을 마련해좋은 가족으로 선정된 金경범씨(치과의사)는『평소 가족과 대화를많이 한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회의를 해보니 내가 그동안 가족과함께 20분도 얘기를 않고 살았구나 하는 점 을 깨달을 정도로진솔한 얘기가 가족들로부터 쏟아졌다』며 가족간에 가슴을 여는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
3층엔 부모,4층엔 자녀,그 위층엔 부부 식으로 3대가 한지붕 밑에서 사는 崔鎬永씨(41.국방전산소 근무)가족은 부모 모시는 문제로 고민하는 많은 가정들에 모델이 될만한 예.「같이 사는것 같지만 따로따로,따로 사는듯 하지만 또 함 께」를 생활모토로 한다.
이 가정은 식사.청소.생활비.외출시간등에 관해 부모님과 최씨부부가 서로 절대 간섭하지 않는다는게 원칙.하지만 작년 새로 집을 지을땐 온가족이 몽땅 주머니를 털고 남은 빚도 함께 책임지는 단합을 보였다고 한다.
마루 한쪽 벽면에▲하루에 세번 즐거운 눈맞춤▲두번씩 꼭 안아주기▲한번씩 긍정적인 말로 관심 나타내기라는 글귀를 써붙인 이가정은 자칫 무관심해지기 쉬운 부분은 이같은 애정표시로 관심을유도한다고.
「초가집」이란 포근한 이름의 가족신문을 만드는 전창열씨(강원보일러 부장)가족,모두가 보이스카우트 대원으로 방학때면 고된 산행을 하는 李성인씨(상업)가족등은 공동작업.활동을 통해 협동심과 응집력을 키워가는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밖에도 좋은 이웃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고민관씨 가족,4대가 고향을 지키며 살아가는 채수찬씨 가족,악기연주를 통해 즐거움을 만드는 배상환씨 가족,가족전통을 일상생활에서 만들어가는김진덕씨 가족등이 한국의 좋은 가정으로 선정돼 살아가는 얘기를들려준다.
주최측은 이번 행사를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좋은 가정만들기 실천운동협의회를 구성,앞으로도 바람직한 가정상을 제시할 예정이다. 〈文敬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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