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肥지분 물밑 쟁탈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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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민영화 대상 공기업인 한국비료의 인수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三星과 東部그룹이 그동안 증권 당국에 신고도 하지 않은 채韓肥 주식을 대량 사들였거나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15일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三星신용카드는 지난 91년말 韓肥주식 4만1백19주를 장외 매입해 지분율을 3.69%에서 5.
97%로 높여놓고도 지난 12일에야 지분 변동 사실을 신고했다. 또 東部그룹 계열인 한국자동차보험과 東部건설도 각각 9.36%와 8.34%에 이르는 지분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
이로써 三星과 東部그룹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韓肥 지분율은각각 31%,30%선으로 최대 주주인 한국산업은행(34.60%)을 바짝 뒤따르고 있다.
三星은 韓肥의 원 소유주였다는 점에서,東部는 1차 민영화에 참가했던 연고권에다 그룹의 수직 계열화에 필요하다는 점에서 각각 韓肥의 경영권 인수를 노려 이같은 지분 확보전을 벌였던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증감원은 지분율 5%를 넘는 대주주로서 지분 변동 신고를 늦춘 해당사들에 대해 제재조치를 내린다는 방침이나,해당사들은 주식 매입은 자산 운용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며 신고가 늦은 것은 관련 규정을 잘 몰랐던 탓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金東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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