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파 매운맛 없다 주부들 외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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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정부가 天井不知의 대파값을 잡기 위해 中國으로부터 대파 80t을 긴급 수입했으나 품질이 떨어져 가격안정에 큰 도움을 주지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中國産 대파는 지난 5일 釜山港을 통해 반입돼 서울.釜山.大邱.光州.大田등 5대 도시에서 공매를 거쳐 8일부터 시중에 유통되기 시작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경매되는 값은 국산이 ㎏당 1천6백~1천8백원대지만 中國産은 9백~1천원 수준이다.소매값은 서울에서 국산이 3천~3천2백원,中國産이 1천6백~1천8백원에 형성되고있다. 中國産 대파는 값은 싸지만 신선도가 떨어지는데다 매콤한맛이 나지 않아 소비자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다.파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음식점들만 사들일 뿐 가정주부의 장바구니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 충북상회의 朴 圭東씨(37)는 『시들고 맛이 없어 주부들은 잘 사가지 않고 음식점에서만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9일 오전에는 가락동부근 아파트 주부들이 中國産 대파가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고 한단씩 사들고 갔다가 맛을 보고는 『신통치않다』며 오후에 다시 나와 우리 파를 사가는 사례도 있었다.
中國産 파를 많이 사는 음식점들은 매운탕.설렁탕등 찌개나 탕종류를 主메뉴로 삼는 곳이 대부분이다.일반 음식점들은 양념용으론 거의 사가지 않는다.맛이 없어 양념으로 쓸 수 없기 때문이다. 中國産 마늘이나 양파도 사정은 마찬가지.노린내 때문에 생으로 썰어 먹기 힘들 정도다.잘게 다져 매운탕 끓이는데 집어넣어야 역겨움 없이 먹을수 있다.
강남의 D대형음식점 趙모상무는 『수입 농산물을 사용하면 손님들이 금방 맛이 없다고 불평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상인들은 中國産 파의 가격안정기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가락동농수산물시장의 한 상인은 『품질이 안좋은파를 들여와 국산파값을 내리려 하는 셈이니 외화만 낭비하는 것아니냐』고 반문했다.
실제 국산 파값은 中國産 파가 수입된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인3~7일엔 3백원정도 떨어졌으나 정작 中國産 파가 출하되면서부터 오히려 3백~5백원 올랐다.
그러나 정부의 시각은 정반대다.지난7일 부총리주재 물가장관회의에서 수입파 샘플을 직접 비교해본 결과 품질이 의외로 좋다는평가를 내렸다.국산파에 비해 톡 쏘는 맛이 없는 것이 흠이지만값이 싸고 종자가 다르니 어쩔수 없다는 결론이 났다.
그런데도 품질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상인들이 수입파의 값을 후려쳐 이윤을 많이 남기려는 속셈일 수도 있다는 것이 정부측의 판단이다.
예를 들어 7일 오전 첫 경매때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예정가를 ㎏당 9백20원으로 정했는데 상인들은 ㎏당 4백~5백원을 불러유찰되기도 했다.
申洵雨 농림수산부 농산물유통국장은 『수입파는 국산파와 품종이다르니 맛에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며 『소비자가격을 기준으로 ㎏당 국산은 3천원,수입파는 1천5백원정도로 형성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단체들은 물가가 오르면 수입으로 잡는다는 단기적인 발상보다는 장기적인 수급대책을 마련,물가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정부당국에 주문하고 있다.특히 소비자들도 덜 먹고 덜 써서 중간상인들의 농간을 막아야 할 것이라는 의견 도 제시한다. 〈姜眞權(釜山).南潤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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