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명환씨 사건,대성교회 간부 조직적 개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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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종교문제연구가 卓明煥씨 피살사건을 수사중인 서울경찰청은 28일 이번사건의 수습과정에 대성교회 목사와 장로등 간부들이 교회차원에서 대책회의를 갖는등 조직적으로 개입한 사실을 밝혀내고 사전공모여부에 대해 집중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이교회 설립자 朴潤植목사의 운전사겸 홍보부장인 申貴煥장로(47)가 범인 任弘天씨로부터 사건전모를 보고받고 도피지시와 함께 20만원의 도피자금을 준 사실을 확인하고 이날 申씨에대해 범인도피혐의를 적용,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조사결과 申씨는 19일 오전 8시30분쯤 교회안 홍보실로金모.安모.李모목사등 3명을 불러 자신을 포함한 4명이 대책회의를 갖고 이같은 사실을 보고한뒤 대책을 협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번사건에서 任씨가 범행발생 30분만에 교회장로에게 보고했고 사후수습과정에서도 교회목사들이 깊숙이 개입한 점으로 보아 사전모의 단계에서도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공범.배후세력규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申씨가 건네준 도피자금 20만원이 교회공금이 아닌 개인돈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살인범에 대한 도피자금을 상부의 지시없이 전달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판단,申씨를 상대로교회내 상층부 관련자에 대해 집중추궁중이다.
경찰은 28일중으로 대책회의에 참석한 목사 3명도 소환,구체적인 협의내용을 조사키로했다.
경찰은 또 申씨의 직책과 朴목사와의 관계로 미뤄 도피지시를 내리기전에 朴목사에게 사전에 보고하고 구체적인 지시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3월1일쯤 朴목사도 소환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申씨는 범행 30분뒤인 18일 오후10시40분쯤 집에있던중 任씨로부터『내가 卓明煥을 해치웠다』는 전화통화를 받은뒤 다음날인 19일0시15분쯤 서울강서구신월동 군부대 앞에서 任씨를 만나『양양의 교회수양관으로 도피하라』 는 지시와함께 도피자금 20만원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任씨가 범행에 사용한 칼을 서울구로구개봉3동 철산교밑목감천 물속에 버린점으로 보아 부근인 개봉동과 광명에 공범이 있을 것으로 추정,탐문수사끝에 칼이 버려진 장소에서 2㎞떨어진광명시 철산2동 주공아파트에 사는 申씨를연행, 범행관련사실을 자백받았다.
한편 경찰은 任씨가 범행 다음날인 19일 도피중이던 강원도 삼척에서 군시절동료인 朴모하사관등 3명에게『도피처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고,범행 수일전 군복차림의 현역군인 1명이 교회를여러차례 찾아온 사실을 밝혀내고 범행준비과정에서 이들과 사전에모의했거나 칼등 범행도구를 건네받았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경찰은 28일 任씨 계좌 4개와 曺從三목사의 계좌 6개등 교회관계자 8명의 31개 예금계좌에 대한 조사를 벌여 교회관계자들로부터의 범행자금유입여부를 가려내기로 했다.
〈李夏慶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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