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김장관 독주에 들끓는 교육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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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교육부가 요즘 술렁대고 있다.
신임 金淑喜장관의 심상찮은 행각 때문이다.
간부.직원들을 무시하고 불신하는 언행이 날로 노골화돼간다는 불만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진다.
도무지 전에 없던 일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재임 두 달만에 예기치 않은「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터져나오는 것이다.
장관부임 직후 李星鎬대학정책실장의 석연찮은 사표수리에 이어 최근 또다시 두명의 국장급 간부들이 사의를 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H국장의 경우는 지난달 대통령 업무보고 때「교과서 대여제」를 놓고 金장관과 다른 의견을 말했다가 미움을 산뒤 얼마전2종교과서 검정심사위원 선정과정에서 자신이 추천한 60여명이 모두 거부당하자 사의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金장관은 대신 외부인사까지 동원,새로 위원 선정작업을 한 것으로 전해져『신중을 기해야 할 중대 사안을 私的으로 처리했다』는 비난도 일었다.
이번에 발표된 교육개혁안도 실무부서가 올린 案들을 묵살하고 역시 친분있는 장외 인사들에게「작품」을 맡긴 것이어서 일부내용을 간부들이 다시 손질하는등 내부의 반발을 샀다.
직원들에 대한 불신증은 급기야 25일 국회 교육위에서 의원들에게까지 하소연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국회 보고자료가 전날 언론을 통해 보도된 당정회의자료 내용보다도 덜 구체적임을 지적한 의원들에게『그것은 확정되지 않은 비공개용이었는데 어떻게 새 나간 것』이라며『유출자를 색출해 조치하겠다』고 책임을 아래로 떠넘겼다.『역대 장관들이 왜 일하기가어려웠는지 알 것같다』며 엉뚱한 변명을 늘어놓다 의원들로부터「책임 회피」「넋두리」등의 호된 질책을 받기도 했다.교육부의 술렁임은 아마도 한 부처의 장관이란 자리가 얼마나 신중해야하고 책임질 줄 알아야 하는지를 깨닫기까 지 한동안 계속될 것같다.
『장관 임명 소식을 듣고 주변에서「제2의 黃모장관이 되지말라」고 충고하더라』란 부임 초기 그 자신의 말이 결코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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