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명환씨 살해 공범.배후 정밀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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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울경찰청은 22일 국제종교문제연구소장 卓明煥씨(57) 살해범으로 서울구로구오류동 대성교회 운전사겸 잡부 任弘天씨(26.
총회신학교2년)를 살인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또 任씨로부터 범행을 전해 듣고 쇠파이프를 감는데 사용된 것과 같은 종류의 달력을 없애도록 소각장 관리인에게 지시한 대성교회 曺從三목사(32)를 증거인멸 혐의로 함께 구속했다. 任씨는 서울노원구 월계3동 삼호아파트31동 卓씨집 주변에 숨어있다 18일 오후10시10분쯤 귀가하던 卓씨를 뒤따라가 2층 복도에서 준비한 쇠파이프로 머리를 때려 실신시킨뒤 등산용칼로 목을 찔러 숨지게한 혐의다.한편 경찰은 任씨의 단독범행으로보기에는 의문이 많아 공범과 배후세력 여부를 가리는데 수사력을모으고 있다.
경찰은 任씨가 범행후 승용차를 몰고 속초로 갔었다는 진술을 확인하기 위해 강원도 지방전화국에 19일 오전9시와 오후1시 사이에 두차례에 걸쳐 대성교회 방송실로 전화를 건 발신기록 조회를 의뢰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19일밤 대성교회 李모장로가 任씨에게 『경찰이 기다리고 있으니 교회로 빨리 오라』고 말했다는 진술에 따라 任씨 스스로 교회를 찾아와 검거된 경위를 재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또 범행 당시 입었다는 옷에서 뚜렷한 혈흔이 발견되지않은 점으로 미뤄 任씨가 검거전 교회관계자를 만나는 과정에서 옷을 갈아입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배후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任씨와 다른 종교단체와의 관련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서울경찰청 徐廷玉형사부장은 23일 『任씨가 단독으로 卓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기에는 의문점이 너무 많아 최소한 2~3명이 저지른 범행이라고 판단된다』며 『공범과 배후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대성교회를 포함한 관계자들을 상대로한 광범위한 방증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李夏慶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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