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권력승계 이상기류설-그레이엄,김일성이 핵문제 장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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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 권력승계구도에 모종의 이상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시사들이최근 잇따라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金日成이 직접 국정을 챙기고 있다는 사실이 최근 방북인사들에의해 확인되고 있고 정치국원에 컴백한 金英柱도 金日成이 사망할때까지 권력승계는 없다는 발언을 했다.
그런가하면 지난해 10월 열린 노동당 정치국회의는 金日成의 권력이양을 늦추는 결의를 했다는 정보도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평양을 방문한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金日成주석과의 면담에서 金日成이 과거보다 핵문제를 직접챙기고 국정을 자신이 확실히 장악하고 있음을 비추는 인상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정보소식통에 따르면 또 그레이엄목사가 이번 방북때 金日成주석과 金正日에게 선물을 했음에도 金正日은 이에 전혀 답례를 하지않았다. 그는 92년 3월 평양을 방문했을 때는 金日成부자로부터 선물등 답레를 받았었다.
金주석은 그레이엄목사와 대화때 92년에는 金正日을 자주 언급했으나 이번에는 전혀 언급을 안했으며 그의 얘기가 나와도 이를피하는 인상이었다.목사의 측근을 통해 확인된 이같은 정보는 北韓권력승계에 모종의 이상이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레이엄목사의 방북 분위기는「상황이 과거와는 달라졌으며 국정책임자는 金日成」이라는 메시지를 외부에 전달하려는 것으로도 분석된다.여기에 북한관련 소식통들은 93년 10월의 당 정치국회의에서 金正日의 후계승계 일정을 조정했다는 정보가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金日成의 후계로 거명되었다가 권력에서 사라진후 지난해 정치국원에 재복귀한 金英柱는 최근 제3세계 외교관들과의 대화에서『金正日은 金日成이 사망할때까지 노동당 비서및 인민군 총사령관으로서 세자의 위치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는 최근의 외신보도도 있었다. 이는 金正日의 조기승계를 부정하는 대목으로 권력승계에뭔가 이상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같은 일련의 흐름들이 92년4월12일 金日成이 워싱턴 타임스와의 회견에서『金비서가 국정전반을 장악하고 있다』고 한 것과비교할때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한편 이같은 분석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현상들이 북한 언론매체에 나타나고 있다.
북한언론들의 金正日 우상선전작업은 올을어 金日成우상선전을 능가할 정도로 강화되어 매년 수차례에 걸쳐 방송되던 金日成신년사가 올해는한차례에 그치는등 金日成관련 방송이 줄었으나 金正日의위대성 선전이나 金正日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하 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정보기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상반되는 흐름에 대해 정부고위 관계자및 북한전문가들은조심스럽지만『권력승계일정이 조정되고 조기승계가 늦춰지는 것이 아니냐』는 가설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93년 10월18일 북한 노동당 정치국회의가 金正日이권력전면에서 일단 한걸음 물러나고 金日成이 다시 국정전반을 장악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93년 12월의 최고인민회의 개최이후 집중적으로 발생한권력구도의 변화는 金正日의 위상변화와 관련된 관측을 진작부터 불러일으켰었다.
金英柱가 정치국위원및 부주석으로 권력에 복귀한것과 金正日 측근인 金容淳 노동당 대남담당비서와 金達玄부총리겸 국가계획위원장이 비날론기업소 책임자로 경질된 것이 그것이다.
따라서 최근 기류는 金正日의 국정운영에 대해 측근경질을 통해책임을 묻고 그동안 제기됐던 조기권력승계를 포기한 것이란 분석을 낳게해주고 있다.
그러나 북한체제의 권력속성상 승계일정조정이 후계구도와 권력구조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것이 아니고 당분간 金日成이 국정전면에등장하며 金正日의 권력이 후퇴하면서도 그에 대한 선전작업도 강화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安成奎기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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