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건강>한만청 서울대병원장-규칙적 생활.소식이 보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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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내가 병원에 몸담고 있어서 그런지 평소 어떻게 건강관리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게 된다.
이 중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병에 안걸리고 건강한 삶을즐길수 있는가에 대해 물어 오기도 한다.
그럴때마다 이들이 속시원해 할만한 대답을 할수 없다는 점을 안타깝게 느끼면서 고작「건강을 위해 특별히 무엇을 하지도 않으며 그렇게 할 필요도 없습니다」라는 어찌 생각하면 의료에 대해문외한 보다 더 보잘 것 없는 평범한 말만 해주 곤 한다.
조금 더 설명을 하자면 이 말 속에는 나 자신의 경우 건강을위해 몸에 좋다는 보약을 복용한다거나 음식을 가리지 않는다는 뜻이 함축돼 있다.
뚜렷한 과학적 근거도 없이 너무나 많이 시중에 나돌아 상당한사람들이 당연한 사실처럼 받아들이고 있는 「어떤 음식은 몸에 좋지 않으니 먹지 말아야겠다」는 식의 까다로운 식생활을 하지 않음은 물론 억지로 무슨 운동을 정해 규칙적 으로 하지도 않는다는 의미다.
굳이 그래도 무슨 비결이 있지 않겠느냐고 묻는다면 규칙적인 생활과 小食을 꼽을수 있겠다.
이러한 습관도 저절로 몸에 붙은 것이지 건강에 좋다고 하니까일부러 그렇게 만든 결과는 아니다.
말하자면 살아가는 와중에서 체득된 것이다.
나의 경우 오전 8시면 병원 일과가 시작되고 꽉 짜여진 일정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의사 생활을 30년 이상 하다보니 규칙적인 생활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됐다.
바쁘지만 보람있는 일상의 업무가 이러한 결과를 가능케 했다고나름대로 생각하고 있다.
이와함께 小食하는 습관은 어려서부터 아침을 먹지 않는 대신 저녁 식사를 무겁게 한 덕분에 비롯된 것 같다.
그러나 요즘은 이같은 식사습관이 조금 바뀌었다.
아침 식사는 차 한잔과 과일 한 조각등으로 가볍고 하고 저녁식사의 분량도 보통 이하로 줄여서 하고 있다.
흔히 섭생과 더불어 건강관리에 가장 중요하다는 운동도 매일 매일 규칙적으로 하고 있지 않다.
그렇다고 전혀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고 그때 그때 컨디션에 따라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운동을 할 따름이다.
물론 이러한 나의 생활이 건강을 보증하는 무슨 징표가 된다는의미는 전혀 아니다.
단지 흐트러지지 않은 평소의 생활자세를 유지하면서 자기가 하는 일에 가치와 자부심을 느끼면 건강한 생활을 이끌수 있는 기본적인 토대가 마련된다는 평범한 진리가 나의 생활에서 증명이 되고 있는 셈이다.
건강을 걱정하면서 자신의 생활은 추스리지도 못한다면 이야말로緣木求魚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평범 속에 진리가 있다하지 않았는가.
건강에는 묘법이 없다는 것이 나의 건강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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