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사찰 2∼3주내 실현/미북협상 큰 진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내달 3단계 회담 전망/사찰후 남북대화 재개 잠정합의
북한과 미국이 최근 잇따른 핵협상에서 큰 진전을 봄에 따라 94년 1월중에 3단계 미북 고위급회담이 열리고 빠르면 앞으로 2∼3주내에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팀이 방북,임시 및 통상사찰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관계기사 3면>
한미 양국은 최근 북한·미 뉴욕 실무접촉에서 남북대화 재개를 핵문제 해결의 전제조건으로 삼지 않는다면 IAEA가 요구하고 있는 7개 원자력시설에 대한 핵사찰을 전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북한이 통보해옴에 따라 남북대화 재개를 IAEA 사찰 재개이후로 미루기로 잠정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24일 『23일 오전(한국시간) 뉴욕에서 열린 북한·미 접촉에서 양측은 IAEA의 임시 및 통상사찰 실시문제와 북한·미 3단계 고위급회담 시기 등을 집중 협의,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북한이 빈번히 만나는 것 자체가 양측의 입장차이가 별로 크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면서 『94년 1월중엔 3단계 고위급회담 일정에 관한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의 톰 허바드 동아시아·태평양담당 부차관보는 23일 뉴욕에서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허종부대사를 만나 핵사찰 문제에 관한 한미 양국의 최종안을 전달했는데 이 안은 북한이 최근 제시한 사찰안을 사실상 수용하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북한이 7개 핵시설에 전면 사찰을 받고 남북대화 재개를 선언하면 팀스피리트훈련 중단과 3단계 북한·미 고위회담 재개 일정을 동시에 밝힐 용의가 있음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과 미국은 북한·미 3단계 회담과 관련,그동안 남북 특사교환 합의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웠으나 최근 남북대화를 재개해 의미있는 협의를 하는 것이 좋다는 판단아래 남북대화를 국제사찰후로 미뤄도 좋다는 방향으로 입장을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 『IAEA 사찰·남북대화 등 두가지 조건을 고려할 때 아무래도 IAEA 사찰이 중요하다』고 밝혀 북한의 IAEA 사찰수용에 우선 순위를 둘 방침임을 시사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