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李국방에 대한 기대와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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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포탄 사기사건의 파문이 연일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주무부처인국방부가 22일 새 장관을 맞이하게 됐다.
權寧海 前장관의 퇴진에 대해서는 동정론과 함께 당위론이,새로등장하는 李炳台 장관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각각 엇갈리고 있다. 權前장관에 대한 동정론은 새 정부 아래서 추진된 일련의軍개혁작업이 어느정도 결실을 보고 있는 마당에 퇴진한다는 것이고,당위론은 구설수가 끊이지 않은 사람이 더이상 군의 개혁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한계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또 신임 李장관에 대해서는 그동안 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 떨어질대로 떨어진 군의 사기를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개혁의 물꼬를틀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반면,그가 과거 하나회 출신이라는사실 때문에 앞으로 추진될 군개혁이 제대로 될 지에 우려가 혼재하고 있는 것이다.
權장관의 경질에 대해서는 군 최고통수권자인 金泳三대통령이 통치권 차원의 부담을 덜겠다는 뜻에서,李장관 임명은 그가 비록 하나회라는 꼬리를 달고는 있지만 군개혁에 새로운 방법론을 도입하고 군의 기강과 사기진작에 주력하라는 메시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새 정부 초기 權장관의 개혁 스타일은 겉으로 내걸었던 명분과실제 내용 사이에 상당한 거리가 있었으며 군 전체로부터 폭넓은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權前장관은 자신의 경질소식이 전해진 21일 오후 기자실에 들러『급변하는 안보환경과 갑자기 몰아닥친 개혁의 물결 속에서 국가안보를 담당하는 장관으로서 마치 죄인이 된 기분이었다』고 술회했다. 같은 날 李신임장관도『군개혁이란 국가가 주는 최소한의자원으로 최대한의 전투력을 창출해가는 방법론이며,평시에는 전쟁위협을 억지하고 전시에는 필승을 기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개혁일성을 피력했다.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해야할 최우선의 과제로 군의 기강확립과 사기진작,투철한 직업의식등을 제시했다.
두장관의 이.취임 소감은 30년동안 정치의 버팀목 역할을 하며 보호막속에서 국민감시의 밖에 있던 군의 개혁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웅변한다.
李장관은 새정부의 정리대상인 사조직에 몸담은 멍에를 지고 중책을 맡았다.이같은 멍에는 사심없는 개혁으로 군을 다시태어나게할때 벗겨질수 있음을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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