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땅 미국보다 40배 비싸/일본 비해선 절반쯤 싼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총 천69조원어치… GNP의 4.5배/조세연 “종토세 과세 강화 필요”
우리나라 국토면적은 미국의 1.1%에 불과하지만 전체 땅값은 미국 땅값 총액의 44%에 이르러 미국보다 땅값이 평균 40배나 비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2일 조세연구원에 따르면 올해(1월1일 기준) 우리나라의 땅값 총액은 1천68조9백88억원으로 지난해 GNP(국민총생산)의 4.5배에 달했다.
이 땅값은 내무부가 종합토지세를 매기기 위해 산정하는 과세시가표준액의 과표현실화율(실제 땅값대비 과표액의 비율)이 21.3%에 그치고 있는 점을 감안,93년도 과세시가 표준액 총계(2백27조8천7백11억원)를 실세 땅값으로 역산해본 것이다.
반면 조세연구원이 입수한 일본 연구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미국은 땅값 총액이 3조4천4백90억달러(2천4백21조원·88년 현재)로 같은해 GNP 총액 4조9천82억달러의 0.7배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됐다.
땅값으로만 보면 우리나라를 팔면 미국 땅의 절반 가까이를 살 수가 있는 셈이다. 한편 일본의 경우에도 국토면적은 미국의 4.1%에 불과하지만 땅값 총액은 오히려 미국의 4.2배나 돼 단위면적당 평균가격은 미국의 1백배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해 평균지가가 두배 이상 비싼 셈이나 이는 일본의 전반적인 물가수준이 우리보다 높기 때문으로 GNP 대비 땅값 총액 비율은 일본도 우리와 비슷한 수준(5배)이었다.
연구원은 이에 대해 ▲우리나라의 인구밀도가 세계 3위에 이르는 등 땅이 좁은데다 ▲급속한 경제성장과 도시화·산업화 과정에서 투기적 수요까지 가세해 땅값이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올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관련,취득·등록세 등 토지거래 단계에서의 과세는 완화,유통이 원활해지도록 하되 종합토지세 등 보유단계에서의 과세는 대폭 강화해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