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민중당 정책실장 장기표씨/“임금동결해야 경제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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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우중 대우 회장과 함께 「국제화」 여행/“쌀시장 개방은 당연한 것” 종래주장 급변
장기표 전 민중당 정책실장이 변하고 있다.
『세계는 지식화·국제화·대중화 추세에 있습니다. 이 역사의 대세속에 경쟁력 강화에 실패하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장씨가 요즘 즐겨쓰는 말이다. 항상 급진·강경투쟁노선을 추구해온 어제의 그와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다.
국제경쟁의 현장을 직접 보겠다는 생각에서 장씨는 22일 세계여행을 떠난다. 장씨의 여행은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초청으로 그를 동반하는 형식이다.
『재벌이 어떤건지,어떤 노력을 하는지,세계경제에 대한 인식과 대응방안 등 나에겐 모든 것이 구경거리지요.』
그는 재야의 대표적 인물이며 운동권의 급진개혁 이론가로 진보정당인 민중당의 정책실장이었다. 지난 91년 14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터진 이선실사건 때 불고지 혐의를 받아 실형을 선고받고 지난 10월에야 출감했다. 그런 장씨가 최근에는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임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옥중에서 장씨는 많이 변했다고 면회갔던 사람들이 전했다.
『씰시장을 개방해 농업이 철저히 맞서 살아가거나,바뀌지 않으면 안된다.』
장씨는 쌀시장 개방문제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말했다. 국가가 살기 위해서는 철저히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모두가 과거의 그와는 어울리지 않는 주장들이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에서 경쟁력이 뒤떨어진 부문으로 교육을 들고,여기서도 개방과 경쟁을 강조했다.
『개방하면 우리나라 교육기관이 다 망한다는 이야기도 하지만 필요하다면 우리 교육기관이 망하더라도 국가가 살아야 합니다.』
장씨는 이번 여행을 「공적인 행위」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옥중에서,또 여행에서 느낀 것들을 어떤 형태로든 표현해 대중에게 알리겠다고 한다.<김진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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