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영화 그섬에가고싶다 조감독 소설가 이창동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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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영화와 소설의 차이점을 체득할수 있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보람을 느꼈습니다.』박광수 감독의 영화『그 섬에 가고싶다』에 각본과 조감독으로 참여한 소설가 이창동씨(39)는 4개월에 걸친 제작현장의 경험을 이렇게 요약했다.
문학쪽에서 영화를 볼 때는 대개 하나의 이야기 구조로 보기 쉬운데 이는 영화라는 매체의 고유한 특성을 보지못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 그의 요즘 생각이다.
그리고 기술적 측면에 대한 지식 없이는 제대로 영화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을 새삼 실감했다는 것이다.
박감독이 지난 88년『칠수와 만수』로 데뷔할 때부터 박감독과교분을 맺어왔다는 그는『그 섬에 가고싶다』의 각색을 청탁받으면서 영화제작에 뛰어들게 되었고 내친김에 조감독까지 해보자고 욕심을 부리게 되었다고 한다.
박감독에 대해서는『자신의 고집을 쉬 꺾지 않는 예술가적 강인함이 본받을만 했다』고 말한다.
『지난 60년대부터 적지않은 작가들이 영화에 도전했다 실패한이유는 작가로서의 인기에 의존해 영화에 너무 쉽게 손을 댄데 있다고 봅니다.즉 영화란 매체의 독자성을 배운다는 자세가 애초부터 결여되어 있었기 때문이지요.』 앞으로도 영화현장에 계속 몸담을 생각이라고 밝힌 그는 적어도 영화현장에서만큼은 「소설가」이창동으로 보다는 「영화인」이창동으로 인정받기를 원한다.
8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등단한 그는『소지』『끈』등의 작품으로 80년대에 주목받는 작가중 한 사람이었다.92년에는 『녹천에는 똥이 많다』로 한국일보 창작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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