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화제>실패한 부양책 12.12 4주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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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정부의 12.12 증시부양조치가 12일로 실시 4년째를 맞는다. 이 조치는 1천포인트까지 올랐던 종합주가지수가 8백선으로곤두박질치자 다급해진 정부가 주가를 떠받치기위해 韓銀의 돈을 풀어서라도 투신사의 주식매입자금을 무제한으로 지원하겠다는 사상초유의 내용을 담고있어 시작때부터 논란이 많았다.
차입금 이자가 눈덩이처럼 부풀어 8천35억여원에 이르면서 투신사의 재무구조가 엉망이 되는 바람에 증시정책의 대표적인 실패작으로 꼽혔던 이 조치는 「캄프르주사」운운하는 쇼크 요법에 의한 인위적인 시장조정기능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절실 하게 보여준상징적인 조치였다고 할 수 있다.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됐다고나 할까.올들어 증시가 상승국면에접어들면서 주가가 10일현재 연초에 비해 23.6%가 뛰어오르자 강제로 떠안았던 주식의 주가도 올라 그동안 적자 늪에서 헤매던 투신사들의 재무구조가 내년에는 4년만에 처 음으로 흑자로돌아설 전망이다.
당시 투신사들이 매입했던 2조7천억원 규모의 주식은 현재 금융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이미 당시 주가수준을 넘어섰으나 아직까지 이익 실현을 위한 본격적인 매물출회는 이뤄지지 않고있어 앞으로 주가흐름의 커다란 장벽으로 등장하고 있다.그러나투신사들이 아직까지도 장기적.과학적 투자에 의한 자산운용보다도반짝장세에 기대는 후진적 경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더욱 뚜렷해질「기관장세」아래서의 위상정립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洪炳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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