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 쌀협상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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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국대표단 “「유예기간」 늘리는데 최선” 실토/EC 위원 “동정 가지만 한국편은 들 수 없다”
쌀시장 수호의 「최후의 특사」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며 장도에 올랐던 협상대표팀은 첫날부터 암초에 부닥쳐 「쌀시장 개방불가」 방침 고수가 사실상 어려워졌는데도 비교적 담담한 모습.
이들은 특히 『미국과의 협상에서 쌀시장 개방유예 기간을 늘려 받도록 노력하는 것이 최선책』이라며 부분적인 개방이 불가피함을 고백(?)하기도.
○…슈타이헨 EC 농업집행위원은 허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일본처럼 앞으로 몇년동안 전체 소비량의 4% 정도만 수입하면 한국농업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느냐』며 일본의 모델을 따르기를 주문.
허 장관이 『한국은 일본에 비해 쌀문제가 정치·사회적으로 더 심각할뿐 아니라 계측 가능한 경제적 어려움도 일본에 비해 2∼3배가 된다』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는 그는 『한국이 일본보다 쌀문제가 더 어렵다는 점을 정확히 이해하게 되었다』면서도 『EC가 일본과 한국을 차등을 두기 어렵다』고 말해 「동정은 가나 손은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
○…허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들에 『본국과 협의하겠다』 『협상대표들과 논의하겠다』는 등 신중한 자세.
또 『어떤 단계에 가서 본국의 훈령을 받아보고 협상을 계속하겠다』고 말해 전권을 위임받지 않았음을 강조했는데 협상전략이 미리 새어나갈 것을 우려한 때문이란 분석.
『결국 쌀시장의 빗장을 푸는게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표정이 굳어지기도 했는데,한 기자가 『회견분위기를 부드럽게 가져가자』고 말하자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쌀문제를 웃으며 얘기할 수 있느냐』며 고충을 토로.
○…협상대표단의 귀국시기를 놓고도 의견이 분분해 일부에서는 『이제 대세는 판가름났는데 미국과 협상이 끝나는 내주초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어떤 사람들은 『UR 타결시한인 15일까지 협상을 계속해 국익을 챙겨야 한다』고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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