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권애자 현대건설 총무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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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여성들이 직장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특히 나만 할 수 있는 업무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맡은 일을 맵시있고 당당하게 처리하며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각별한 대우를 받는 것을 단호히 거부해야 직장에서 홀로설 수 있다고 강조하는 現代건설 총무부장대우 權愛子씨(51).
건설이라는 투박하고 거친 회사 이미지와는 달리 權씨는 아주 부드러운 일을 한다.이른 새벽 50여대의 출근 버스가 제대로 직원들을 출근시켰는 지를 점검하고 이어 구내 식당의 식단을 짠후 의무실에 구급약이 제대로 비치돼 있는 가 등 을 살피고 직원 자녀의 학자금도 챙겨주어야 한다.
서울 계동 現代그룹 사옥에 입주한 계열사 직원 6천여명을「어머니」처럼 뒷바라지하는 權씨는 일 때문에 눈코 뜰 사이가 없다. 출근 전후에는 집안에서「남들과 똑 같이」일이 많다.출판업을하는 남편(52),대학을 졸업하고 유학 준비중인 큰딸(22),군 복무중인 아들(21),대학 2학년인 둘째딸(19)과 크고 작은 집안 일을 나눠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66년12월 梨大 영문학과 졸업을 3개월여 앞두고 공채로 입사한 權씨는 69년 봄 결혼과 함께 퇴사한 뒤 마흔 한 살 되던 84년3월 경력사원 모집시험을 치고 재입사,줄곧 총무부에서 복지후생 업무를 다루고 있다.
처음에는 반대했으나 집안에만 매여있기보다는 좀더 보람있고 성취감을 가져다 주는 일을 해야겠다는 뜻을 이해,시간이 지나면서적극적으로 도와 주고 있는 가족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정년(현재 58세)까지 업무에 충실하겠다는 權씨가 나 름대로 터득한다음과 같은「직업관」은 새겨 들을만 하다.
『하루의 절반 이상을 회사에서 보내는 직장인은 아무리 업무에유능하더라도 주위 동료들로부터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하면 원만한 직장 생활을 하기 어렵습니다.』 여성 직장인에게 프로 정신을 강조하는 權씨가 일반 직장인에게 강조하는 人和 정신이다.
글 都成鎭기자 사진 趙鎔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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