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헤이그에 이준박물관 건립추진 이기항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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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을사조약은 무효입니다.때문에 1907년 만국평화회의에서 이조약이 무효임을 세계만방에 알리고 할복자결한 李儁열사를 기리는일을 이제라도 본격적으로 벌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李儁열사가 순국한 네덜란드 헤이그에 李儁열사기념박물관 건립을 추진하며기념사업을 벌이고 있는 李儁아카데미원장 李基恒씨(57)가 일시귀국했다.
『李儁열사의 묘지가 있는 헤이그는 유럽에서 하나밖에 없는 독립유적지입니다.10만 유럽교민의 정신적 구심점인 셈이지요.그런의미에서 李儁열사가 순국하신 현지에서 기념박물관을 만들어 민족정신을 계승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李儁아카데미가 李儁열사기념박물관으로 꾸미고자 추진하고 있는 곳은 당시 李儁열사의 숙소였던 헤이그市 와건스트라트124의 3층건물「드용」호텔.
李원장은 그동안 풍문으로만 들어오던 이 호텔을 2년전 84주기추념식후 실제로 확인한뒤 비밀리에 인수작업을 벌여왔다.
『1백여년이 지나도록 방치됐던 이 건물 1층엔 당구장이 들어서 있고 2,3층은 집없는 현지청년들의 불법체류숙소로 사용되고있더군요.심지어 현 소유권자인 헤이그市 당국에선 담당부서가 없었습니다.할수없이 시장에게 장문의 편지를 써 호 소했지요.』 두달뒤에 날아온 답장에『당신의 취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시장이 직접 담당부서를 소개해 주더라는 것.
李원장은 그동안 市당국과 협조해 2,3층에 체류하던 청년들을내보냈고 지난 7월14일 86주기추념식후 헤이그市와 매매계약을마무리지었다.
『인수가 끝나면 박물관으로 개조하는 작업을 시작,내년 순국87주기에 맞춰 개관하고 싶습니다.』 현재 李원장이 고심하고 있는 문제는 박물관으로 개조하는데 필요한 50만달러 가량의 예산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는 것.
『20만달러 정도 소요될 인수작업은 사재를 털어서라도 제손으로 해내겠습니다만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박물관 개조작업이 큰 걱정입니다.』 李원장은 약 2주일간 국내에 머물며 李儁열사기념박물관 건립추진상황을 알릴 예정이다.연락처 (334)7482.
〈李相列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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