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복씨 명령 불복/당시 노 대통령 격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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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훈령조작」 관련 이병기씨 밝혀
노태우 전 대통령은 작년 제8차 고위급회담이 끝난후 김종휘 외교안보수석으로부터 회담결과를 보고받고 이동복 안기부장특보의 훈령처리업무에 진노,이 특보의 즉각 사임을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기 전 노 대통령의 전 수석비서관은 26일 『노 전 대통령이 김 수석으로부터 회담결과에 대한 보고를 받고 이 특보의 명령불복행위에 격노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이 전 수석은 『김 수석도 평양 고위급회담에서 이산가족 문제에 진전이 없었던데 대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한뒤 이 특보의 행위에 대한 심한 분노의 뜻을 표시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수석은 우리측이 다소 양보하더라도 가급적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반면 이 특보는 「빨갱이를 만나본 적이 나 있느냐」며 김 수석의 노력에 제동을 걸었다』고 덧붙였다.
이 전 수석의 이같은 발언은 이 특보가 노 전 대통령의 정식훈령을 회담 대표들에게 뒤늦게 보고하거나 아예 보고하지 않았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입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관련,노 전 대통령은 이상연 당시 안기부장에게 이 특보의 즉각 사임을 지시했으나 이후 조선노동당 간접단 사건이 터지면서 이 특보에 대한 징계는 고위급히담 대변인직을 박탈하는 선에서 유야무야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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