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컴퓨터는 “무풍”/업종별 NAFTA 영향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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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가전·자동차·의류 먹구름/원산지 규정 강화로 경쟁력 떨어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발효로 가전·자동차·의류는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되지만 반도체·컴퓨터 등은 무풍지대에 남는 등 업종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역내관세가 철폐되면 멕시코산 제품이 한국산보다 상대적으로 값이 싸지게 되고 원산지 규정이 강화되면 북미지역내에서 생산되는 물품을 사용하는 비중이 커지게 된다.
이에 따라 가전·자동차·의류·완구 등 북미시장에서 멕시코나 캐나다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업종은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이미 캐나다·멕시코가 따라오지 못할 정도의 거리를 두고 멀찌감치 앞서 나가고 있는 반도체의 경우 NAFTA 이후에도 별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이 반덤핑제소를 걸어오는 등 비관세 장벽을 치는 것이 걱정거리다.
또 컴퓨터도 이미 북미 역내에 무관세화가 이뤄지고 있어 NAFATA로 인한 관세철폐의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부문의 경우 특히 컬러TV가 5년 이내에 미국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시장을 내줘야 할 형편이고 카스테레오·라디오도 5년 이내에 멕시코에 추격당해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자동차는 이미 미국의 관세율이 2.5%로 극히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관세철폐가 한국산의 가격경쟁력에 별도의 타격을 주지는 못하지만 원산지 규정으로 부품수입선이 바뀔 경우 장기적으로는 손실이 클 것이 분명하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경쟁상대가 되지 못했던 멕시코산 자동차가 북미시장에서 5년후 한국산과 비슷한 수준으로 추격해 들어오는데 이어 10년후에는 한국산을 완전히 제칠 가능성마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산업연구원과 대한무역진흥공사는 가전·의류·자동차 등 경쟁력이 약화되는 업종은 대미 수출 거점확보를 위해 멕시코로 직접투자를 적극 추진하거나 아예 동남아·유럽 등으로 수출선을 다변화해 활로를 찾아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남윤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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