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씨름 신인선발 돌연 연기-민속씨름협회 졸속 행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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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프로씨름이 사공없는 배처럼 춤추고 있다.
민속씨름이 올시즌 후반기들어 내내 협회.씨름단운영,선수관리,대회개최등에서 프로답지 않은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5월 嚴三鐸전회장의 구속으로 반년째 지휘탑 없는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민속씨름협회는 무성의한 대회개최로 팬들의 기대를저버리더니 16일에는 뚜렷한 명분없이 신인드래프트를 25일로 연기하는등 졸속행정을 드러냈다.
全轍洙회장직무대행은 이날 6개 씨름단중 일양약품.삼익가구등의일부 감독들이 드래프트 연기를 강력히 요구하자 다른 씨름단의 동의를 구해 연기를 결정했다.
일부 씨름단 감독들이 주장한 드래프트 연기 이유는 위임장을 갖고 참석한 감독으로서 선수를 지명한뒤 계약금등으로 불발에 그칠 경우 책임문제가 따른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같은 주장에 근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취업신청이 마감된지 50일이나 지났고 지금까지도 위임받은 감독들이 신인선수들을 선발해 왔다는 점에서 규정에도 없는 드래프트 연기는 사전협의에 시간을 더 벌어보자는 일부 씨름 단의 속셈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씨름단의 속사정이야 어떻든 고교와 대학을 졸업하는 드래프트 대상자 28명의 입장에서는 횡포나 다름없는 씨름단.협회의 주먹구구식 행정으로 피해를 본 셈이다.
이날 민속씨름협회 사무실에는 씨름단 관계자뿐 아니라 대학지도자들도 참석했으나 신인선수 선발이 연기되자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민속씨름협회는 회장유고로 인한 행정공백 장기화를 막고 금강.태백등 체급부활,상금현실화등 현안해결을 위해 지난 8월13일 이사회에서 8월말까지 새회장을 영입한다는 방침을 정했으나 아직까지도 대행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주변에서는 TV중계료라는 안정적인 수입원으로 협회가 운영되고있어 현집행부가 위기의식을 갖지 못하고 안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협회는 특히 올해들어 대회를 지방 소도시나 읍에서 개최하는 사례가 많아진데다 그나마 부대공연등 팬서비스마저 없어 아마대회보다도 초라하다는 혹평을 받아왔다.
또 씨름단도 각 회사측의 지원이 심한 격차를 보여 일부 씨름단은 명맥유지에 급급,신인스카우트등 선수관리 측면에서조차 프로로서의 면모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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