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무역진흥공사 박창도-수출경쟁력 강화 온힘쏟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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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80년대 후반 우리경제는 소위「3低 호황」을 누리며 엄청난 규모의 무역흑자와 고성장을 기록,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선진국진입을 목전에 둔듯 넘쳐나는 외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국책연구기관들에서는 여러가지「흑자관리방안」이 쏟아져나왔다 .
그러나 무역수지는 90년부터 적자로 돌아서 4년째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때이른 샴페인』이라든가,『지렁이가 된용』이라는 비아냥도 들려오고 있다.돌이켜 보면 경쟁력을 갖추었다는 진단은 큰 오진이었다.그 당시에 이미 구조 조정을 거쳐야만 했던 수출산업분야들이 3低라는 비정상적인 외부환경으로 호황국면을 누렸던 것이고,그에 의한 무역흑자는 세계 무역환경 변화에 대비한 수출산업 구조개선과 경쟁력 강화에 활용되지 못하고 소모되었다.설마 설마 하는 가운데 이 미 발등에 불은 떨어졌다.美.日.EC등 선진국에 대한 수출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고 중국을 비롯한 對개도국 수출로 근근이 이어나가고 있으나 개도국의개발특수도 오래가지는 못한다.그 다음엔 어디로 갈 것인가.동유럽이나 아프리카가 남아있 지만 그 지역들은 구매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우리 수출은 다시 선진국 시장을 향해야만 한다.개도국 시장만을 기웃거리다 영원히 설 자리를 잃고 만다.문제는 국제경쟁력이다.모든 생산요소를 결합시켜 수출상품의 경쟁력을 구현해내는 주체는 기업이지만 정작 개별 생산요소들이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은 국가요,사회다.근로자의 건전한 노동의식과 원만한 노사관계,정부의 효율적인 무역정책과 제도운영,합리적으로 운영되는금융제도,그리고 완비된 사회간접시설등이 국가의 경쟁력을 구성 한다. 국제경쟁력 배양을 위한 단기적인 처방은 있을 수 없다.
세계경제의 장기적인 발전추세와 각 산업의 변화추이를 주시하고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경제주체별로,분야별로 경제와 산업의 체질을 강화하기 위해 무 엇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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