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올메르트 신임 예루살렘 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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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지난 2일 실시된 이스라엘 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리쿠드당의 에후드 올메르트후보(48)가 28년동안 여섯차례 예루살렘 시장을연임한 집권 노동당의 거물 테디 콜레크후보(82)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신임 시장에 당선되었다.
이번 선거에 앞서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총리는예루살렘의 선거결과는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었다.
그러나 선거결과는 노동당에 패배를 안겨줘 앞으로 평화협정의 구체적 이행과정에 난항을 예고해주고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정 체결에 극력 반대해온 이츠하크 샤미르 前총리의 오른팔인 올메르트는 이번 선거운동과정에서 상대후보의 고령을 집중 부각시키는 한편 막판에 유대교 정당들의 지지를 얻어내 당선되었다.
또 38만명의 예루살렘 유권자중 9만명을 차지하는 팔레스타인人들의 선거 보이콧도 올메르트의 당선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올메르트는 73년 28세의 나이에 의회에 진출한 이스라엘 최연소 의원 경력을 갖고 있다.
88년 리쿠드당이 집권하자 올메르트는 샤미르총리의 아랍문제담당보좌관으로 임명돼 샤미르총리에게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등 점령지내에 자치문제를 협상할 팔레스타인대표를 뽑는 팔레스타인 선거에 착수하도록 설득,리쿠드당 안에서 온건파의 이미지를 굳혔다. 90년 리쿠드당 내각에서 보건장관에 임명된 올메르트는 당내 온건파를 주도,팔레스타인人에게 일방적으로 자치권을 부여하는방안을 추진하다 당내 주류 강경파로부터 공격을 받기도 했다.
합리주의자로 정평이 나있는 올메르트는 이번 선거에서의 승리를계기로 노동당이 팔레스타인과 체결한 평화협정에 대한 대응을 놓고 분열되어 있는 리쿠드당내에서 자신의 지도력을 발휘할수 있는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선거전에서 유대인이 원할 경우 東예루살렘으로 거주이전할 자유를 보장해야한다는 입장을 보인 올메르트는 당선 직후 東예루살렘팔레스타인 거주지에 건설된 유대인 정착촌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것이라고 천명,앞으로 팔레스타인측과 상당한 마 찰이 예상되고 있다. 올메르트의 당선은 96년부터 시작될 東예루살렘의 지위에관한 협상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대립의 본산인 예루살렘의 시장으로서 올메르트가 앞으로 어떤 정치력을 보여줄지 비상한 관심거리가 아닐수 없다.
〈高昌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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