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야재미있다>경주마이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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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주피터」「가속도」「최대한」「차돌」「늠름한」「삼각함수」「비라리」-. 도무지 공통점을 찾을수 없는 이들은 다름아닌 현재 과천경마장에서 뛰고 있는 경주마들의 이름이다.
외래어와 순수한글이름이 섞여있을뿐 아니라 명사.형용사까지 뒤범벅돼 있어 말이름을 짓는데 원칙이 없는 것같다.
그러나 한국마사회는 일정한 기준에 따라 엄격한 심의를 거쳐 말이름을 결정한다.
우선 말이름은 6자를 넘어설수 없으며 한글로 표기해야 한다.
또 경마팬들이 쉽게 외울수 있고 부르기 쉬운 이름이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이름이라도 너무 길면 대상에서 제외되며 비록「주피터」같은 외래어라 하더라도 표기는 영어가 아닌 한글로 해야하는 것이다.
공공의 장소에서 많은 사람이 부르는 이름이므로「전두환」같은 실명의 사람이름은 붙일수 없고 저속한 단어도 안된다.
그러나「홍길동」「소머즈」등 가명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미 등록된 말이름과 같거나 비슷한 이름은 혼동을 줄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안된다.퇴역한 경주마의 이름은 경마팬들의 기억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3년간은 다시 쓸수 없다.일단 하나의 이름으로 경주에 출전했을 때는 절대로 중간에서 이름을 바꿀수 없다.
〈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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