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화제>피사의사탑 조금씩 원래 위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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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조금씩 기울어져 언젠가는 무너질 것으로 알려진 이탈리아 피사의 斜塔이 기울어지기를 멈췄다.뿐만아니라 조금씩 바른 위치로 돌아오기까지 하고 있다.「물리학의 승리」요「시간의 흐름을 거스른 쾌거」라고나 할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한 것은 피사의 사탑을구하기 위해 구성된 13인 전문가 국제위원회의 업적이다.그러나이들 전문가들이 제시한 것은 탑이 기울어지는 반대쪽에 무거운 납덩어리를 쌓아두는 의외로 단순하기 그지없는 방법이다.
12세기에 건립된 피사의 사탑은 높이 56.7m의 대리석 탑으로 탑 내부에 2백94개의 계단이 있어 사람이 내부에서 꼭대기로 올라갈 수 있도록 돼 있는 鐘塔이다.
건립초기부터 조금씩 기울어져 온 이탑의 기울기는 약 10도.
탑의 꼭대기가 수직선에서 떨어진 거리는 약5m정도다.이 기울기때문에 피사의 사탑은 세계의 불가사의중 하나로 꼽혀 오래전부터수많은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명물이었다.
이 탑이 언젠가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는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그러나 무언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다른 역사유물이 실제로 무너진 다음에야 나오기 시작했다.
금세기초 베네치아의 한 성당 鐘塔이 무너지자 피사의 사탑을 구하기 위한 위원회가 처음 만들어졌고 그 뒤에도 수없이 많은 위원회가 구성됐다.그러나 이들 위원회가 한 일이라고는 사탑이 계속해서 기울어진다면 언젠가는 무너지고 말 것이라 는 너무나 당연한 결론을 내리는 것 뿐이었다.성과라면 사탑은 꼭대기가 1년에 약1㎜ 정도씩 기울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정도.
지난 89년 파비아에 있는 탑이 붕괴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사람들은 단순히 위원회를 구성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을 뒤늦게야 깨닫고 탑을 구하기 위한 행동을 시작했다.당시 새롭게 구성된 13인 전문가위원회의 충고에 따라 당 국은 이듬해부터 연간 8만명에 달하는 관광객들이 탑에 올라가는 것을 금지시켰고 지난해에는 탑의 기초를 케이블로 묶어두고 콘크리트로 기초를 보강했으며 그위에 납덩어리를 쌓기 시작했다.
이런 방법으로 탑은 지금까지 채 1년이 안되는 사이 꼭대기가약 1.5㎜정도 되돌아섰다.납을 놓은 자리가 지반이 내려가면 그 위에 기초를 더쌓는 방법으로 피사의 사탑은 무너질 위기에서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위원회는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사탑을 어느정도까지 바르게 세우느냐는 문제가 남아 있는 것이다.
전문가위원회는 10도 정도의 기울기를 약 1도 정도만 되돌려꼭대기가 수직선에서 4.5m 벗어난 정도에서 고정시키면 사탑은사람이 올라가더라도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 〈康英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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