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문명의 충돌 가설전개 헌팅톤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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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국제정치학자인 사무엘 P 헌팅톤 美하버드大교수가「포린 어페어스」誌(93년 여름호)에 발표한 논문「문명의 충돌」이 세계적인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헌팅톤교수는 세계를 8개 문명권으로 나누고 냉전후부터 21세기에 걸쳐 이들 문명의 충돌을 통해 국제정치의 조류가 형성될 것이란 대담한 가설을 전개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歐美 문명과 이슬람.중국유교권등 2개 거대 문명권간의 대립.항쟁은 歐美문명에 있어 매우 위협적이란 견해를 피력했다. 헌팅톤교수는 냉전시대에 우리가 갖고있던 세계관이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자유주의권과 蘇聯을 중심으로 하는 공산주의권,그리고 개발도상국이라는 政情이 불안정한 제3세계권등 3개 블록으로 생각하는 고정관념이라고 말한다.그 때문에 양대 진영에서세력다툼이 발생하면 戰場은 반드시 제3세계중 어느 지역으로 정해져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냉전의 종식으로 이러한 개념도 무너지게 됐다.공산주의세력권은 자취를 감추었고 제3세계권도 다양화돼 예전의 분석은 無用之物이 되고 말았다.그 보다는 앞으로 세계관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가 문제가 되고있다.어떤 이미지가 적절 할 것인가.어떤 패러다임,어떤 세계관이 냉전후엔 적절한 것인가.헌팅톤교수의「문명의 충돌」은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한다.
헌팅톤교수는 민족국가를 옆으로 잇고있는「문명」의 역할은 무엇인가란 의문에 부닥쳤다.즉 냉전시대때 세계를 3분화했던 것이「이데올로기」라면 냉전후의 세계는 「문명」이 그것을 대신하지 않을까 하는 가설을 세운 것이다.헌팅톤교수는 가장 알기 쉬운 예로 유럽을 들고있다.
그는 지금의 유럽 국가들을 나누는 경계선은 한때 이데올로기에의해 구분되던 냉전시대와는 달리 로마 가톨릭.東方 그리스도교.
이슬람교등 문명의 차이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27년 뉴욕에서 태어난 헌팅톤교수는 62년부터 하버드大 정치학교수를 역임해왔으며 77년부터 78년 사이 지미 카터 정권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담당관으로서 안보계획문제를 담당한 적도있다. 현재는 이 대학 국제문제센터(CFIA)부설 존 M 오린전략연구소장을 겸임하고 있다.최근의 저서로는 91년 오클라호마大 출판국에서 출판한『제3의 물결-20세기후반의 민주화에 대해』가 있다.
〈金國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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