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채권매입 활기/장기적 금리하락 겨냥/2단계 자유화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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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선취매 시세차익 노려
기업들의 채권거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금융실명제 충격을 딛고 채권시장이 차츰 정상을 찾아가는데 비해 증시는 여전히 조정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기업들의 재테크가 회사채 등 채권매매에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시중에 자금이 충분히 풀려감에 따르면 보유자금이 넉넉해진 기업들은 2단계 금리자유화가 시행되면 통화공급이 더 늘어나 장기적으로 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금리가 높을 때 미리 사두면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다는 생각에서 공격적인 선취매에 나서고 있다.
28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중 기업들이 사고 판 채권불량은 모두 2조5천4백17억원으로 전체 채권거래물량의 23.1%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8월의 1조2천9백35억원에 비해 96.5% 늘어난 것으로 증권업계에서는 10월중에도 이같은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들 가운데 시중자금 사정이 호전되면서 자금조달의 어려움이 적어지자 발행회사채를 자청해 되사간뒤(리턴) 채권금리가 떨어질 때 이를 되파는 기업들도 증가하고 있으며 포철 등 일부 기업에서는 자산운용 전략의 일환으로 대규모 여유자금을 가지고 주식대신 채권매매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기업들의 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증권사들도 수익률이 낮은 주식보유를 줄이고 기업들에 팔 수 있는 채권보유를 늘리고 있어 상품 채권보유물량은 23일 현재 8월말보다 18% 늘어난 4조3천9백33억원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홍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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