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방적 회사공금 유용 주식투자 始末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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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충남방적 공금유용사건은 대기업체와 금융기관 종사자들의 가명.
차명계좌를 이용한 변칙.파행적인 자금운용과 금융거래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전격적으로 단행된 금융실명제가 직접적인 계기가 돼 터졌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잠복해 있는 유사한 결탁사례가 시간이 흐르면서 잇따라 표면화될 것으로 보고 긴장하고있다. 사건의 발단은 자살한 자금과장 具慈元씨와 계장 張鉉基씨의 회사공금을 이용해 한밑천 잡으려는 무분별한 욕심에서 비롯됐다.81년 1월에 입사한 具씨와 88년 1월에 입사한 張씨는 자타가 인정하는 회사내 자금통으로 상사들의 절대적인 신 뢰속에회사자금 운용업무를 맡아왔다.
회사측에서는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와회사채를 매입하도록 지시했으나 이들은 91년8월부터 단기차익을실현할수 있는 주식투자의 유혹에 빠지면서 회사의 눈을 속이고 스스로 파멸의 길로 접어들었다.이들은 주가하락 으로 일확천금의꿈을 이루기는 커녕 무려 61억원의 손실을 입어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렸다.
이와중에서 올해 6월부터 무려 61억원상당의 양도성예금증서와회사채를 회사 몰래 팔았고 심지어는 양도성예금증서를 매입하겠다며 여섯차례에 걸쳐 무려 1백44억여원을 회사로부터 받아내고 눈가림용으로 증권사의 가짜보관증을 회사에 제출하 는 대담한 수법까지 동원,결과적으로 2백여억원을 주식에 투자했다.
금융관행에 익숙한 이들이 떳떳하지못한 투자사실을 숨기기위해 1백개 가까운 가.차명계좌를 이용했음은 물론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금융실명제만 아니었다면 具씨등의 회사공금을이용한 위험한 불장난이 상당기간 노출되지 않고 계속 이뤄졌을 것』이라면서 『기업과 금융기관이 모두 기존의 거래실태를 점검하고 일선직원들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제2의 충 남방적사건을 방지할수 있을것』이라고 지적했다.
〈李夏慶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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