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들 단자사 이용 많았다/실명전환 가·차명 예금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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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가명계좌당 잔고 평균 2억5천만원/은행은 200만원… 차명규모도 압도적
큰손들은 역시 단자회사를 좋아했다.
지난 두달동안의 실명전환 과정을 지켜본 재무부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실명전환 의무기간 안에 실명전환된 가명계좌는 모두 45만3천1백개로 금액으로는 2조7천4백80억원. 계좌당 평균 6백만원이 들어있었다.
그러나 업종별로는 단자사가 계좌당 평균 2억5천만원에 이른 반면 은행은 2백만원에 그쳤다. 1백배 이상 차이가 난 셈이다.
또 증권은 1억6천만원,투신은 4천만원,신용금고는 1천5백만원으로 천차만별이었다.
차명에서 실명으로 전환된 계좌들의 경우도 단자사가 압도적으로 덩치가 컸다.
이들 계좌의 평균 잔고는 계좌당 1천만원. 업종별로는 단자사가 1억8천여만원으로 계좌당 규모가 가장 컸고 투신 1천8백만원,증권 1천6백만원,신용금고 1천1백만원,은행 8백만원의 순이었다.
이는 단자사가 수익성·은닉성 등에서 타 금융기관보다 유리해 큰손들이 많이 이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가명계좌에 들어있던 돈 가운데 96%가 실명으로 전환돼 매우 높은 전환실적을 보였으나 아직까지 4%나 남아있는 것에 대해서도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11만 계좌 1천1백43억원어치가 가명상태로 10·12를 넘겼다.
계좌당 평균 1백만원에 이른 셈인데 과징금·세금추징,자금출처 조사 등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이같이 잔류한 이유가 궁금해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계에서는 이에대해 ▲액수가 적어 귀찮아 안했거나 ▲명예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포기한 경우 ▲과징금을 물고라도 더 버텨보자는 배짱파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민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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