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전자업계 경영난 “몸살”/신상품 개발부진등 여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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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올 수익 30%대 낮춰잡아
일본의 전자업계가 최근 신상품 개발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의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콤팩트디스크(CD)·레이저 디스크(LD)와 전자 오락기기 등 판매로 호황을 누리던 일본 전자회사들은 엔고와 더불어 새로운 히트상품을 내놓지 못하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5일 동경에서 열린 올해 일본전자제품 전시회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기존의 카셋테이프 플레이어의 대체상품으로 개발된 소니의 미니디스크 플레이어와 마쓰시타(송하)의 디지틀 콤팩트 카셋(DCC) 플레이어가 전시회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이들 상품은 대당 최저 7만7천엔이라는 높은 가격 때문에 당장 폭넓은 구매층을 확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마쓰시타의 평면화면 TV와 각사의 고화질TV(HDTV)가 차세대 전자상품으로 출품됐으나 이 역시 비싼 가격이 판매에 지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신상품 부재때문에 영업실적이 부진하자 전자업체들은 수익전망을 낮춰 잡는 등 나름대로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일본의 세계적인 전자 오락기기 생산업체인 닌텐도(임천당)는 4일 올 회계연도 세전 수익전망을 올해초 예상했던 것보다 29% 낮은 1천2백10억엔으로 수정했다. 지난 9월 마쓰시타도 올해 수익전망을 2천1백억엔에서 1천5백억엔으로 하향조정했으며,소니·산요·파이어니어 등 일본 유수의 전자회사들도 닌텐도와 마쓰시타의 선례를 뒤따를 움직임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일본 전자업계가 현재 내놓은 신상품들이 널리 보급되려면 최소한 4년 이상 걸릴 것이며,업체들은 그동안 수익감소에 대처하기 위해 감원 등 고정비용 삭감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석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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