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학교실>13.카페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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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카페인은 아마도 지구상에서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는 약물일 것이다.거의 모든 사람들이 커피.차.코코아.두통약,혹은 청량음료 등을 통해 매일 어느 정도의 카페인을 섭취하고 있다.
물론 섭취량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시적으로 맥박이 빨라지고 위산분비가 증가되며 소변 생성량이 많아진다.졸음이 없어지며 각성효과도 있다.
섭취량 뿐 아니라 체중.신체상태.습관성 유무와 카페인에 대한감수성 정도에 따라서도 효과는 다르게 나타나는데 1시간에 2~3잔의 커피를 마셔도 아무렇지 않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잔만마셔도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생기는 것은 이 때문이다.건강한 성인이 하루 2백~2백50㎎(커피 2~3잔)정도의 카페인을 섭취할 경우 부작용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평소 커피를 잘 마시지 않던 사람이 커피를 마시게 되면 카페인 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습관적으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하루 2백50㎎의 카페인을 섭취하면 혈압.맥박.대사율 등에 거의 영향이 없지만 1~2주동 안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았던 사람에게는 이런 수치들이 모두 상승할 수 있다. 커피와 심장병과의 관련성은 보고자마다 달라 아직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문제다.노르웨이에서 성인 남녀 1만4천5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하루 9잔 이상 커피를 습관적으로 마시는 사람들에게서 혈중 콜레스테롤치와 중성지방치 가 더높았다.그러나 이 연구를 더 자세히 분석해본 결과 습관적으로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들은 대부분 끽연가였으며 운동부족에다 많은 지방을 섭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따라서 보고자들은 커피를 많이 마시는 습관이「反건강 생활습관」의 한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결론지었으나 카페인 자체가콜레스테롤치를 상승시키는지를 밝혀내지는 못했다.카페인이 유방암이나 췌장암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증명 되었고,태아에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도 아직 없다.그러나 임산부나 심장병 환자들은 과량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건강을 생각해 좋아하는 커피를 끊어야겠다는 사람들을 간혹 보게 되는데 습관적으로 자주 마시지 않는다면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커피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보고가 없는 이상 수입 커피 대신 우리 고유의 국산차로 커피 한잔이 갖는 여유와 즐거움을 대신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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