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개혁은 유교식-美시사주간지 타임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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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美시사주간지 타임은 5일 최신호에서「儒敎的 개혁」이라는 제목으로 金泳三대통령의 개혁정치에 대해 보도했다.
다음은 서울發 타임誌 기사내용의 요약.
32년만의 첫 민간인 출신인 金泳三대통령은 2중 이미지를 풍긴다.하나는 靑瓦臺를 일반 시민에게 보다 가깝게 만든 와이셔츠차림의 민주인사이며 또하나는 권력을 남용해 축재하는 관행을 뿌리뽑으려는 유교적 가부장의 이미지다.
요즘은 두번째 이미지가 첫번째 이미지를 압도하고 있다.한국내부유층들은 모든 은행계좌의 실명전환 시한인 오는 12일을 앞두고 초조하게 달력을 지켜보고 있다.
金대통령의 실명제조치는 탈세가 만연하고 금융기관 예탁금 2백90억달러중 10~20%가 가명인 것으로 믿어지는 한국의 상황에서 금융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금융실명제는 은행들에 일대 요동을 불러일으켰고 과소비에도 갑작스런 제동을 걸었다.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일반 시민들도 현금을 움켜쥔채 과시적인 쇼핑을 회피하게 됐다.
金대통령 스스로「개혁중의 개혁」이라고 표현한 금융실명제는 32년간의 군부통치하에서 부유해진 공직자들을 해임 또는 자퇴케 했다. 이 과정에서 金대통령의 위상도 동시에 강화됐다.金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최근 지지율은 80%에 달하고 있다.국민의 이같은 지지는 金대통령에게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다.
그러나 金대통령의 개혁운동에 유일한 걸림돌이 있다면 그것은 경제다.한국 국민은 지난주 가족이 한데 모여 선물을 주고받는 추석을 맞았으나 분위기는 침울하고 불안했다.백화점 판매고는 절반이 줄어들었고 술집들은 예년에 비해 손님이 20 % 감소했다. 그러나 몸조심하는 분위기는 여전하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44%만이 실명신고를 했다.많은 사람들은 시한이 되기 전까지 정부가 어떤 추가 완화조치를 취할 것인지 기다리고 있는것 같다.
최소한 일부 국민들은 金대통령의 개혁조치가 도덕성을 제고시키고 광범위한 탈세를 조장했던 이기주의와 냉소주의를 불식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중소제약회사의 사장은『前정부는 올림픽 우승자를 국가적 영웅으로 환호했지만 이제는 고액납세자가 새로운 영웅으로 떠오르게됐다』고 말했다.
[聯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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