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씨 연대서 「통일론 강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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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개혁 최고 목표는 통일에 둬야/북한 흡수하려는 발상은 위험”
김대중 전 민주당대표는 16일 연세대 1백주년기념관에서 「민족통일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주제로 지난 8일 서울대 행정대학원에 이어 두번째로 자신의 「통일론」을 강의했다.
김 전 대표는 학부생들을 상대로 한 이날 강연에서 『김영삼대통령은 현재 추진중인 개혁의 최고목표를 통일에 두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통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최근 민자당도 1단계로 남북간의 공존·협력,2단계로 1민족 2국가를 주장하고 있고 김 대통령도 CNN과의 회견에서 북한의 흡수통일을 불가를 말하고 있다』며 이는 자신과 같은 의견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대표는 또 자신의 통일론인 「공화국연합체」에 대해 『북한의 김영남 부총리겸 외교부장과 학자·IPU대표 등이 긍정적으로 논의할 용의를 밝혔다』고 소개했다.
김 전 대표는 또 지역감정 문제를 거론하면서 『지역감정을 하루속히 없애고 남한내에 심각한 대립요건을 제거하는 것이 통일을 위해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이와함께 『공화국연합 단계에서 연방제로 넘어갈때 북한은 다당제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이런 문제는 김일성 생전에 이루어지는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일 우리 정부가 북한을 흡수통일하려 한다면 북한은 한바탕 싸우려고 나올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대단히 위험하다』고 경고하면서 『아직도 이런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북한내에 많이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날 김 전 대표의 강연장에는 1천5백명가량의 학생들이 참석해 1,2층의 좌석과 통로·입구를 가득 메웠다. 김 전 대표가 농담을 섞어 통일론을 설명할 때마다 함성과 박수가 터지기도 했다.
김 전 대표는 1시간이 넘는 강연을 마친뒤 학생들과 즉석에서 일문일답을 갖기도 했는데 학생들은 주한미군의 주둔 필요성에 대한 김 전 대표의 견해를 묻는 등 깊은 관심을 피력했다.<박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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